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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곡박대관(哭朴大觀)> ■해석 박대관을 곡하며(장유) 함께 남쪽 고을 원으로 나갈 때에 그대는 용성 나는 금성으로 언제나 절절했던 어버이와 임금 생각 헤어져 있을 때도 서로의 우정 각별했네 서울에선 그 얼마나 교유가 성대했나 관각의 청현직 정말 영광스러웠지 어느새 모두가 지나간 자취 이 일 저 일 회상하니 눈물만 흐르누나 ■원문 哭朴大觀(곡박대관), 張維(장유) 共佩炎州玦(공패염주결) 龍城與錦城(용성여금성) 君親長繫念(군친장계념) 散聚各含情(산취각함정) 京洛交游盛(경락교유성) 名途館閣榮(명도관각영) 居然摠陳迹(거연총진적) 萬事一沾纓(만사일첨영) ■글자풀이 佩: 차다 玦: 패옥 繫: 매다, 묶다 聚: 모이다 含: 머금다 摠: 모두 迹: 자취 沾: 더하다 纓: 갓끈 ■감상 이 시는 망자인 박정(朴炡, 1596-1632)의 죽음을 .. 2023. 5. 7.
장유, <곡김장단상관(哭金長湍尙寬)> ■해석 장단의 김상관을 곡하며(장유) 내가 예전에 이상한 병 걸렸을 때 집까지 찾아와서 위문을 해 주었었지 떠도는 딱한 신세 서로 마음 의지하며 오랜 이별을 거듭 탄식하였는데 이렇듯 온갖 풍파 모질게 겪은 뒤에 외로운 삶 이슬처럼 허무하게 끝내다니 사립문 찾겠다고 전에 약속하였는데 이젠 다시 채소국 맛 보지도 못하겠소 ■원문 哭金長湍尙寬(곡김장단상관), 張維(장유) 我昔纏奇疾(아석전기질) 公來問弊廬(공래문폐려) 飄零相藉在(표령상자재) 契闊重欷歔(계활중희허) 萬事風波後(만사풍파후) 孤生露電虛(고생로전허) 柴門他日約(시문타일약) 不復煮秋蔬(불부자추소) ■글자풀이 昔: 옛날 纏: 얽히다, 묶다 廬: 집, 오두막 飄: 떠돌다 藉: 깔다, 빌다 契: 맺다 闊: 트이다, 통하다 欷: 흐느끼다, 울다 歔: 흐느끼다 .. 2023. 5. 7.
장유, <곡석전선생(哭石田先生)> ■해석 석전 선생의 서거를 애도하며(장유) 지난해 양강에서 작별을 할 때 가을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지 술잔 잡고 옛날 흥취 되살리면서 또 만나자 손을 잡고 약속했는데 상하의 인사도 이젠 사양하시고 취하신 뒤 쓰신 시구 몇 점만 남았구나 봄바람은 부는데 한 주먹 눈물 아무리 씻어 내도 슬픔 더욱 새로워라 ■원문 哭石田先生(곡석전선생), 張維(장유) 去歲楊江別(거세양강별) 秋天落木時(추천락목시) 把盃還舊興(파배환구흥) 握手更前期(악수갱전기) 不復床前拜(불부상전배) 空留醉後詩(공류취후시) 春風一掬淚(춘풍일국루) 沾灑有餘悲(첨쇄유여비) ■글자풀이 哭: 애도하다, 울다 別: 이별하다 把: 잡다 盃: 잔 握: 잡다 掬: 움키다 淚: 눈물 沾: 더하다 灑: 뿌리다 ■감상 이 시는 석전(石田) 성로(成輅, 1550-1.. 2023. 5. 7.
김창흡, <방속리산(訪俗離山)> ■해석 속리산을 방문하다(김창흡) 강남으로 간 나그네 돌아올 줄 모르는데 옛 절에 가을바람이 불어 지팡이 짚고 걷네 웃으며 계룡산 떠나도 여흥은 남았으니 말 앞엔 여전히 속리산이 있다네 ■원문 訪俗離山(방속리산), 金昌翕(김창흡) 江南遊子不知還(강남유자부지환) 古寺秋風杖屨開(고사추풍장구개) 笑別鷄龍餘興在(소별계룡여흥재) 馬前猶有俗離山(마전유유속리산) ■글자풀이 訪: 방문하다, 찾다 遊子: 나그네 杖: 지팡이 屨: 신 別: 헤어지다 猶: 여전히 ■감상 김창흡(1653-1722)의 자는 자익(子益), 호는 삼연(三淵)이며, 안동이 본관입니다. 청음 김상헌(金尙憲)의 증손자이자 영의정 김수항(金壽恒)의 아들이며, 이단상(李端相)의 문인이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명으로 인해 과거시험에 응시해서 1673년 진사시에.. 2023. 5. 7.
신사임당, <유대관령, 망친정(踰大關嶺, 望親庭)> ■해석 대관령을 넘어 친정을 바라보며(신사임당) 어머니는 흰머리로 임영에 계시는데 이 몸은 서울로 향하여 홀로 가는 심정이랴 머리 돌려 북촌 마을을 때때로 바라보니 흰 구름이 날아 내리고 저녁 산은 푸르구나 ■원문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글자풀이 慈親: 어머니 鶴髮: 백발 臨瀛: 강릉 身: 자신 長安: 서울 望: 바라보다 ■감상 신사임당(1504-1551)의 아버지는 신명화(申命和)이고, 어머니는 이사온(李思溫)의 딸이며, 평산이 본관입니다. 조선의 대표적 경세가이자 학자인 이이의 어머니이며, 사임당은 당호(堂號)입니다. 이 말의 뜻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인 태임(太任)을 본받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 2023. 5. 4.
신사임당, <사친(思親)> ■해석 부모님을 생각하며(신사임당) 천 리 고향은 만 겹의 봉우리로 막혀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오랫동안 꿈속에만 있다네 한송정 가에는 외로운 보름달이 있고 경포대 앞에는 한바탕의 바람이라네 모래 위엔 백로가 항상 모였다 흩어지고 파도머리엔 고깃배가 각자 동서로 오가네 언제나 임영 가는 길을 다시 밟아서 비단 색동옷을 입고 슬하에서 바느질할까 ■원문 思親(사친), 申師任堂(신사임당) 千里家山萬疊峯(천리가산만첩봉) 歸心長在夢魂中(귀심장재몽혼중) 寒松亭畔孤輪月(한송정반고륜월) 鏡浦臺前一陳風(경포대전일진풍) 沙上白鷺恒聚散(사상백로항취산) 波頭漁艇各西東(파두어정각서동) 何時重踏臨瀛路(하시중답림영로) 綵服斑衣膝下縫(채복반의슬하봉) ■글자풀이 家山: 고향 疊: 겹치다, 쌓다 一陣風: 한바탕 부는 바람 聚: 모이다 .. 2023. 5. 4.
김창협, <산민(山民)> ■해석 산민(김창협) 말에서 내려 누가 없는지를 물으니 아녀자가 문을 열고 나오네 초가집 아래로 객을 맞아서 객을 위한 밥상을 차려 주네 남편이 어디 있는지를 물으니 쟁기 메고 아침에 산에 갔다고 하네 산밭은 갈기가 어려워서 해가 저물어도 돌아오질 못하네 사방을 둘러봐도 전혀 이웃이 없고 닭과 개만 함께 깊은 산속에 산다네 숲 속에는 사나운 호랑이가 많아서 콩잎을 따도 광주리에 차지 못하네 슬프구나, 이곳이 뭐가 좋아 험한 산골 사이에 있겠는가 즐겁구나, 저 평지여 가고 싶어도 현의 관리가 무섭다네 ■원문 山民(산민), 金昌協(김창협) 下馬問人居(하마문인거) 婦女出門看(부녀출문간) 坐客茅屋下(좌객모옥하) 爲客具飯餐(위객구반찬) 丈夫亦何在(장부역하재) 扶犁朝上山(부려조상산) 山田苦難耕(산전고난경) 日晩猶未.. 2023. 4. 30.
홍세태, <만월대가(滿月臺歌)> ■해석 만월대에서(홍세태) 만월대 앞 낙엽 지는 가을에 서풍에 남은 낙조가 사람을 근심하게 하네 산하에는 강감찬의 기상이 다했고 일월처럼 정몽주의 이름만 걸려 있네 ■원문 滿月臺歌(만월대가), 洪世泰(홍세태) 滿月臺前落木秋(만월대전낙목추) 西風殘照使人愁(서풍잔조사인수) 山河氣盡姜邯贊(산하기진강감찬) 日月明懸鄭夢周(일월명현정몽주) ■글자풀이 殘: 남다 照: 낙조 愁: 근심, 시름 懸: 걸다, 매달다 ■감상 홍세태(1653-1725)의 호는 창랑(滄浪)·유하(柳下), 자는 도장(道長)이며, 남양이 본관입니다. 5세에 책을 읽고, 7·8세에 글을 지을 만큼 뛰어난 재주를 보였으나 증인층 신분이라서 출중한 재능에도 제약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작시(作詩)로 이름이 났기에 당대 김창협, 김창흡, 이규명 등의 사대.. 2023.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