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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수, <협구소견(峽口所見)> ■해석 골짜기 입구에서 보다(신광수) 푸른 치마 입은 여자가 목화밭은 나와 객을 보고 몸을 돌려 길가에 서 있네 흰 개는 멀리서 누런 개를 따라가다가 짝을 지어 다시 주인 앞으로 달려가네 ■원문 峽口所見(협구소견), 申光洙(신광수) 靑裙女出木花田(청군녀출목화전) 見客回身立路邊(견객회신립로변) 白犬遠隨黃犬去(백견원수황견거) 雙還更走主人前(쌍환갱주주인전) ■글자풀이 峽: 골짜기 裙: 치마 隨: 따르다 雙: 짝, 쌍 更: 다시 ■감상 신광수(1712-1775)의 자는 성연(聖淵), 호는 석북(石北)·오악산인(五嶽山人)이며, 고령이 본관입니다. 집안이 남인이라서 초기에는 향리에서 시작(詩作) 활동에만 힘썼으며, 채제공·이현경 등과 교유하였습니다. 39세에 진사에 올라 벼슬을 시작하였으며, 영릉참봉, 연천현감, .. 2023. 5. 21.
고경명, <어주도(漁舟圖)> ■해석 어주도(고경명) 갈대밭에 바람 불어 눈이 공중에 흩날리는데 술을 사 돌아와서 작은 배를 매어 두었네 빗겨 부는 피리 몇 소절, 강물 위의 달빛 자던 새가 물가의 안개 속에서 날아오르네 ■원문 漁舟圖(어주도), 高敬命(고경명) 蘆洲風颭雪漫空(노주풍점설만공) 沽酒歸來繫短篷(고주귀래계단봉) 橫笛數聲江月白(횡적수성강월백) 宿禽飛起渚煙中(숙금비기저연중) ■글자풀이 蘆: 갈대 颭: 살랑거리다 漫: 흩어지다 沽: 사다, 팔다 繫: 매다 篷: 작은 배, 거룻배 橫: 가로 笛: 피리 禽: 날짐승 渚: 물가 煙: 연기 ■감상 고경명(1533-1592)의 자는 이순(而順), 호는 제봉(霽峰)이며, 장흥이 본관입니다. 1552년 사마시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고, 동년 식년문관에 장원으로 급제해서 성균관전적에 임명되었습니.. 2023. 5. 18.
성혼, <계변소작(溪邊小酌)> ■해석 시냇가에서 술 한잔하며(성혼) 시냇물 흘러 옥소리처럼 울리는데 밤비에 꽃잎이 떠내려 오네 꽃다운 풀과 봄바람의 뜻이 향기롭게 술잔 속으로 들어오네 ■원문 溪邊小酌(계변소작), 成渾(성혼) 溪流鳴玉處(계류명옥처) 夜雨泛花來(야우범화래) 芳草春風意(방초춘풍의) 薰然入酒盃(훈연입주배) ■글자풀이 溪: 시내 泛: 뜨다 芳: 꽃답다 薰: 향기롭다 盃: 잔 ■감상 성혼(1535-1598)의 호는 우계(牛溪)·묵암(黙庵), 자는 호원(浩原)이며, 창녕이 본관입니다. 1551년에 초시 시험에는 합격하였으나 복시에 응하지 않아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평생 학문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이이(李珥)와 평생지기로 지냈고 이황(李滉)을 사숙하며 학문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이황의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에 회의를 품기도 하.. 2023. 5. 17.
박순, <우음(偶吟)> ■해석 우연히 읊다(박순) 발을 걷어 맑은 경치를 보고 처마를 돌며 떨어진 꽃들을 밟아보네 푸른 산은 강물을 내려다보고 지는 해는 어부의 집에 가득하네 ■원문 偶吟(우음), 朴淳(박순) 卷箔看晴景(권박간청경) 巡簷步落花(순첨보낙화) 蒼山臨野水(창산임야수) 落日滿漁家(낙일만어가) ■글자풀이 卷: 걷다, 말다 箔: 발(簾) 晴: 개다 巡: 돌다 簷: 처마 蒼: 푸르다 ■감상 박순(1523-1589)의 호는 사암(思菴), 자는 화숙(和叔)이며, 충주가 본관입니다. 1540년 사마시에 합격하고 1553년 정시 문과에 장원한 다음에 성균관전적, 홍문관수찬·교리, 예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입니다. 이이가 탄핵되었을 때 그를 옹호하다가 양사(사헌부, 사간원)의 미움을 받고 탄핵되어 스스로 관직에서 .. 2023. 5. 16.
송익필, <춘주독좌(春晝獨坐)> ■해석 봄날 낮에 홀로 앉아(송익필) 낮이 길어 새는 소리가 없고 비 넉넉하여 산은 더욱 푸르네 일이 없으니 도가 형통함을 알겠고 거처가 조용하니 마음이 밝음을 깨닫네 해는 중천에 떠서 수많은 꽃이 나타나고 못이 맑으니 모든 형상이 드러나네 지난날 언어는 천박했으나 말없이 이 사이의 뜻을 알겠노라 ■원문 春晝獨坐(춘주독좌), 宋翼弼(송익필) 晝永鳥無聲(주영조무성) 雨餘山更靑(우여산갱청) 事稀知道泰(사희지도태) 居靜覺心明(거정각심명) 日午千花正(일오천화정) 池淸萬象形(지청만상형) 從來言語淺(종래언어천) 黙識此間情(묵식차간정) ■글자풀이 餘: 넉넉하다 更: 더욱 稀: 드물다 泰: 태괘(음양의 조화로 만물이 형통하는 괘) 覺: 깨닫다 池: 연못 淺: 천박하다, 얕다 黙: 조용하다 ■감상 송익필(1534-159.. 2023. 5. 16.
이용휴, <방산가(訪山家)> ■해석 시골집을 방문하다(이용휴) 소나무 숲을 지나오니 세 갈래 길이 나와 언덕에 말 세우고 이씨 집을 물었네 농사꾼은 호미 들어 동북쪽을 가리키는데 까치둥지가 있는 마을에 석류꽃이 드러나네 ■원문 訪山家(방산가), 李用休(이용휴) 松林穿盡路三丫(송림천진로삼아) 立馬坡邊訪李家(입마파변방이가) 田父擧鋤東北指(전부거서동북지) 鵲巢村裏露榴花(작소촌리로류화) ■글자풀이 穿: 뚫다 盡: 다하다 丫: 가장귀, 가닥 坡: 고개 邊: 가장자리 鋤: 호미 指: 가리키다 鵲: 까치 巢: 둥지, 집 露: 드러나다 榴: 석류나무 ■감상 이용휴(1708-1782)의 자는 경명(景命), 호는 혜환(惠寰)·혜환재(惠寰齋)이며, 여주가 본관입니다. 어릴 때 작은아버지인 이익(李瀷)의 문하에서 글을 배웠고,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나 관직.. 2023. 5. 15.
송익필, <숙강촌(宿江村)> ■해석 강촌에 묵다(송익필) 막걸리 과하게 마시고 밝은 달 아래 누우니 자던 구름 모두 걷히니 새벽 강이 맑네 동행이 나를 재촉하는 바람에 일찍 돌아가니 주인이 이름을 알게 될까봐 걱정해서라네 ■원문 宿江村(숙강촌), 宋翼弼(송익필) 過飮村醪臥月明(과음촌료와월명) 宿雲飛盡曉江淸(숙운비진효강청) 同行催我早歸去(동행최아조귀거) 恐被主人知姓名(공피주인지성명) ■글자풀이 醪: 막걸리 臥: 눕다 曉: 새벽 催: 재촉하다 恐: 두렵다 ■감상 송익필(1534-1599)의 호는 구봉(龜峰), 자는 운장(雲長)이며, 여산이 본관입니다. 할머니가 안돈후(安敦厚)의 천첩 소생이라 신분이 미천했지만, 아버지가 안처겸(安處謙)의 역모를 고발하여 공신에 올랐기 때문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송익필은 재능이 비상하고 문장에도.. 2023. 5. 15.
김인후, <상원석(上元夕)> ■해석 대보름 밤(김인후) 높고 낮은 건 땅의 형세에 따라서이고 이르고 늦은 건 하늘의 때로부터라네 사람들의 말이 어찌 근심할 만하겠는가 밝은 달은 본래 사적이지 않은데 ■원문 上元夕(상원석), 金麟厚(김인후) 高低隨地勢(고저수지세) 早晩自天時(조만자천시) 人言何足恤(인언하족휼) 明月本無私(명월본무사) ■글자풀이 隨: 따르다 勢: 형세 恤: 근심하다, 동정하다 本: 본래 ■감상 김인후(1510-1560)는 자는 후지(厚之), 하는 하서(河西)이며, 울산이 본관입니다. 1531년 사마시에 합격하고 성균관에 입학하였으며, 이후 1540년 별시문과에 급제하였습니다. 1543년 홍문관 박사 겸 세자시강원설서(世子侍講院說書), 홍문관부수찬, 제술관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학자입니다. 당시에 이항(李恒)과 기대승(奇.. 2023.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