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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월영대(月影臺)> ■해석 월영대(이황) 늙은 나무 기이한 바위 푸른 바닷가에 있고 고운이 놀았던 자취는 모두 연기 되고 없구나 이제 다만 높은 대에 달만 남아 남겨 둔 정신 내게 전해주는구나 ■원문 月影臺(월영대), 李滉(이황) 老樹奇巖碧海堧(노수기암벽해연) 孤雲遊跡總成烟(고운유적총성연) 只今唯有高臺月(지금유유고대월) 留得精神向我傳(유득정신향아전) ■글자풀이 奇: 기이하다 堧: 빈터 跡: 자취 烟: 연기 留: 머무르다 ■감상 이황(1501-1570)의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퇴도(退陶)이며, 진보가 본관입니다. 12세에 작은아버지로부터 ≪논어≫를 배웠고, 특히 도잠(陶潛)의 시를 사랑하였습니다. 1527년 초시에 합격하고, 과거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들어가서 김인후, 김안국과 교유하였습니다. 성균관대사성, 대.. 2023. 4. 28.
어무적, <유민가(流民歌)> ■해석 유민가(어무적) 백성들의 어려움이여, 백성들의 어려움이여 흉년이 들어 너희는 먹을 것이 없구나 나는 너희를 구제하려는 마음은 있으나 너희를 구제할 힘이 없구나 백성들의 괴로움이여, 백성들의 괴로움이여 날은 추운데 너희는 이불도 없구나 저들은 너희를 구제할 힘은 있으나 너희를 구제하려는 마음이 없구나 원하노니 소인의 배를 뒤집어 잠시 군자다운 생각으로 바꾸고 잠시 군자의 귀를 빌려서 백성들의 말을 들어 보아라 백성들 할 말은 있으나 임금이 알지 못해 올해 백성들 모두 살 곳을 잃었다네 대궐에선 비록 백성을 근심하는 조서는 내리지만 고을에 전해질 때면 한 장의 빈 종이뿐 특별히 서울 관리를 파견하여 민폐를 물으니 역마 타고 하루 삼백 리를 달려도 우리 백성은 문턱 나설 힘도 없으니 어느 겨를에 마음속.. 2023. 4. 26.
최치원, <등윤주자화사상방(登潤州慈和寺上房)> ■해석 윤주 자화사에 올라 절방에서(최치원) 산에 올라 잠시나마 세상사 멀리하니 흥망을 읊조리자 한은 더욱 새롭구나 뿔피리 소리 아침 저녁으로 일렁이는 물결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 고금의 사람들 서리가 옥수를 꺾어 꽃은 주인이 없는데 바람이 금릉에 따스하여 풀은 절로 봄이구나 사씨 집안의 좋은 경지 남아 있어 오랫동안 시인의 정신을 맑게 해 주네 ■원문 登潤州慈和寺上房(등윤주자화사상방), 崔致遠(최치원) 等臨蹔隔路岐塵(등림잠격로기진) 吟想興亡恨益新(음상흥망한익신) 畵角聲中朝暮浪(화각성중조모랑) 靑山影裏古今人(청산영리고금인) 霜摧玉樹花無主(상최옥수화무주) 風暖金陵草自春(풍난금릉초자춘) 賴有謝家餘境在(뇌유사가여경재) 長敎詩客爽精神(장교시객상정신) ■글자풀이 上房: 주지가 거하는 방장 蹔: 잠시, 잠깐.. 2023. 4. 25.
상고가요, <숙세가(宿世歌)> ■원문 宿世歌(숙세가) 宿世結業(숙세결업) 同生一處(동생일처) 是非相問(시비상문) 上拜白來(상배백래) -능산리 절터의 목간 ■해석 지난 생에 맺은 인연으로 한 세상 같이 났으니 옳고 그름 서로에게 물어 절 올리고 아뢰러 오소서 ■해설 이 작품은 백제 때의 노래로, 4언 4구체로 한역되어 전하고 있습니다. 2000년 11월부터 2001년 8월까지 부여 능산리 고분 옆에 있는 절터에서 23개의 목간이 발굴되었습니다. 내용은 사찰 이름, 관직명, 인명, 삼림과 전답에 관한 문구가 기록되어 있었으며, 그 중에 하나가 목간(木簡)에 ‘숙세’라고 쓰여서 발견된 이 작품입니다. 백제의 현존하는 시가는 《악학궤범》에 한글로 기록된 가 유일했는데, 이 작품이 발견되면서 백제가 이두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학계의 정설이 잘못.. 2023. 4. 22.
유희경, <회계랑(懷癸娘)> ■해석 계랑을 그리워하며(유희경) 그녀의 집은 부안에 있고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서로 그리워해도 서로 볼 수가 없고 오동나무에 비가 내릴 때는 애간장이 타네 ■원문 懷癸娘(회계랑), 劉希慶(유희경) 娘家在浪州(낭가재랑주) 我家住京口(아가주경구) 想思不相見(상사불상견) 腸斷梧桐雨(장단오동우) ■글자풀이 娘: 계랑 腸: 창자 斷: 끊어지다 梧桐: 오동나무 ■감상 유희경(1545-1636)의 자는 응길(應吉), 호는 촌은(村隱)이며, 강화가 본관입니다. 박순(朴淳)에게 당시(唐詩)를 배웠으며, 효자로 이름이 났고, 임진왜란 때 의병으로 나가서 싸우기도 하였습니다. 천민 출신이었지만 한시를 잘 지어 사대부들과 교유하였고, 문집으로는 《촌은집》 3권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기생인 이매창을 그리워하며 지은 .. 2023. 4. 22.
이안눌, <곡석주(哭石洲)> ■해석 석주의 죽음에 곡하다(이안눌) 내가 태어나고 늦은 것에 한할 일 없고 다만 내게 귀가 있는 것만 한할 뿐이네 모든 산에 비바람 불 때에 시옹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네 ■원문 哭石洲(곡석주), 李安訥(이안눌) 不恨吾生晩(불한오생만) 只恨吾有耳(지한오유이) 萬山風雨時(만산풍우시) 聞着詩翁死(문착시옹사) ■글자풀이 恨: 한하다, 원통하다 晩: 늦다 只: 다만 耳: ~뿐이다 ■감상 이안눌(1571-1637)의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東岳)이며, 덕수가 본관입니다. 18세에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나 동료들의 모함에 환멸을 느껴 문학 공부에 열중하다가 29세(1599)에 다시 과거 시험에 합격하여 충청도순찰사, 형조판서, 홍문관제학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청렴하고 근면한 관리로 인정을 받아서 숭정대부가 되.. 2023. 4. 22.
권필, <한식(寒食)> ■해석 한식(권필) 제사 끝난 들판에는 해 이미 기울고 지전 날리는 곳에 갈까마귀가 우네 적적한 산길에 사람들은 돌아가고 비는 팥배나무 한 그루 꽃잎을 때리네 ■원문 寒食(한식), 權韠(권필) 祭罷原頭日已斜(제파원두일이사) 紙錢翻處有鳴鴉(지전번처유명아) 山蹊寂寂人歸去(산혜적적인귀거) 雨打棠梨一樹花(우타당리일수화) ■글자풀이 罷: 끝나다, 파하다 原: 들판 斜: 기울다 翻: 날다 鴉: 갈까마귀 蹊: 지름길 棠: 팥배나무 ■감상 권필(1569-1612)의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이며 안동이 본관입니다. 정철의 문인으로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평생 벼슬하지 않고 야인으로 지냈습니다. 동료 문인들이 제술관(製述官)과 동몽교관(童蒙敎官)으로 추천한 적이 있으나 나아가지 않고, 강화에.. 2023. 4. 22.
이언적, <낙천(樂天)> ■해석 천명을 즐기며(이언적) 흥을 타고 거닐며 멀리 바라보니 저문 하늘 구름 끝에 푸른 산이 많네 아득한 우주는 끝이 없어서 굽어보고 우러러보며 길고 큰소리로 노래 부르네 ■원문 樂天(낙천), 李彦迪(이언적) 乘興逍遙展眺遐(승흥소요전조하) 暮天雲盡碧山多(모천운진벽산다) 茫茫宇宙無終極(망망우주무종극) 俯仰長吟浩浩歌(부앙장음호호가) ■글자풀이 乘: 타다 逍遙: 거닐다 眺: 바라보다 遐: 멀다 碧: 푸르다 茫茫: 아득하다 極: 끝 俯: 구부리다 仰: 우러르다 吟: 읊다 ■감상 이언적(1491-1553)의 자는 복고(復古), 호는 회재(晦齋)·자계옹(紫溪翁)이며, 여주가 본관입니다. 1514년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아갔고, 예조판서, 형조판서, 좌찬성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학자입니다. 주희(朱熹)의 주리.. 2023.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