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7 허난설헌, <빈녀음(貧女吟)> ■해석 가난한 여인의 노래(허난설헌) 어찌 인물이 부족하다 하시나요 바느질 솜씨도 좋고 또 길쌈도 잘해요 어릴 때 가난한 집에서 자라 좋은 중매도 나를 알아주지 않네요 손에 쇠로 된 가위 잡았는데 밤이 추워서 열손가락 곧아졌네요 남을 위해 시집갈 때 옷을 만들어주지만 해마다 다시 독수공방만하네요 ■원문 貧女吟(빈녀음), 許蘭雪軒(허난설헌) 豈是乏容色(기시핍용색) 工針復工織(공침부공직) 少小長寒門(소소장한문) 良妹不相識(양매불상식)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글자풀이 豈: 어찌 乏: 모자라다 工: 잘하다 復: 다시 織: 길쌈 把: 잡다 剪: 자르다 嫁: 시집가다 還: 다시 ■감상 허난설헌(1563-1589)의 본명은 초희(楚姬)이고, 자는.. 2023. 4. 10. 허난설헌, <곡자(哭子)> ■해석 자식을 잃고(허난설헌) 작년엔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올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슬프고 슬프구나, 광릉 땅에 한 쌍의 무덤이 서로 마주 보고 일어섰네 쓸쓸한 백양나무에 바람이 불고 도깨비불은 소나무와 오동나무를 밝혀주네 종이돈으로 너희의 혼을 부르고 맹물을 너희들 무덤에 따르네 당연히 알지, 너희 남매의 혼이 밤마다 서로 따라서 노닌다는 것을 비록 배 속에 아이가 있어도 어찌 정성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부질없이 만 읊조리니 피눈물이 나와 슬픔으로 목매네 ■원문 哭子(곡자), 許蘭雪軒(허난설헌) 去年喪愛女(거년상애녀) 今年喪愛子(금년상애자) 哀哀廣陵土(애애광릉토) 雙墳相對起(쌍분상대기) 蕭蕭白楊風(소소백양풍) 鬼火明松楸(귀화명송추) 紙錢招汝魂(지전초여혼) 玄酒奠汝丘(현주전여구) 應知兄弟魂(응지형.. 2023. 4. 8. 허난설헌, <채련곡(采蓮曲)> ■해석 연밥을 따며 부른 노래(허난설헌) 가을날 깨끗하고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연꽃 가득한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었네 임을 만나고자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서 반나절 동안 부끄러워했네 ■원문 采蓮曲(채련곡), 許蘭雪軒(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연자)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 ■글자풀이 采: 캐다 蓮: 연밥 淨: 깨끗하다 荷花: 연꽃 繫: 매다 蘭舟: 목란나무로 만든 배 逢: 만나다 隔: 사이, 거리 遙: 멀다 羞: 부끄럽다 ■감상 허난설헌(1563-1589)의 본명은 초희(楚姬)이고,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蘭雪軒)이며, 양천이 본관입니다.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문장가 가문에서 성장했으며.. 2023. 4. 8. 이수광, <도중(途中)> ■해석 도중에(이수광) 언덕 위 버들은 사람 맞아 춤을 추고 숲 속에 꾀꼬리는 나그네 읊조림에 화답하네 비 개니 산은 활기를 띠고 바람 따스하니 풀은 마음을 돋게 하네 경치는 시 속에 든 그림이고 샘물 소리는 악보 밖의 거문고네 길은 멀어 가도 끝이 없는데 서산의 해는 아득한 봉우리를 물들이네 ■원문 途中(도중), 李睟光(이수광) 岸柳迎人舞(안류영인무) 林鶯和客吟(임앵화객음) 雨晴山活態(우청산활태) 風暖草生心(풍난초생심) 景入詩中畵(경입시중화) 泉鳴譜外琴(천명보외금) 路長行不盡(노장행부진) 西日破遙岑(서일파요잠) ■글자풀이 岸: 언덕 鶯: 꾀꼬리 晴: 개다 譜: 악보 盡: 다하다 遙: 아득하다, 멀다 岑: 봉우리 ■감상 이수광(1563-1628)의 자는 윤경(潤卿), 호는 지봉(芝峯)이며, 전주가 본관입.. 2023. 4. 7. 정희량, <우서(寓書)> ■해석 편지를 보내며(정희량) 근래 압록강 가에서 삭막하게 지내다가 모래 먼지에 멀리 돌려 나루터를 물으려 하네 객지에서 우연히 한식의 비를 맞으니 꿈속에서는 아직도 고향의 봄을 기억하네 일생의 시름과 병에 흰머리만 늘어나는데 만 리의 시내와 산은 쫓겨난 신하를 정착하게 하네 바로 등한하고 게으름으로 곤궁하게 되었으니 운명이 시인을 곤궁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네 ■원문 寓書(우서), 鄭希良(정희량) 年來索寞鴨江濱(연래삭막압강빈) 回首塵沙欲問津(회수진사욕문진) 客裏偶逢寒食雨(객리우봉한식우) 夢中猶憶故園春(몽중유억고원춘) 一生愁病添衰鬢(일생수병첨쇠빈) 萬里溪山著放臣(만리계산착방신) 直以疏慵成落魄(직이소용성락백) 非關時命滯詩人(비관시명체시인) ■글자풀이 濱: 물가 津: 나루터 偶: 우연히 愁: 근심 衰: 쇠하다.. 2023. 4. 7. 김굉필, <독소학(讀小學)> ■해석 소학을 읽고(김굉필) 글을 읽어도 아직 천기를 알지 못했는데 ≪소학≫ 속에서 어제의 잘못을 깨달았다네 이제부터 마음을 다해 자식의 직분을 하고자 하니 구차하게 어찌 잘 살기만을 부러워하겠는가 ■원문 讀小學(독소학), 金宏弼(김굉필) 業文猶未識天機(업문유미식천기) 小學書中悟昨非(소학서중오작비) 從此盡心供子職(종차진심공자직) 區區何用羨輕肥(구구하용선경비) ■글자풀이 業: 과업(학문하는 일) 猶: 오히려, 아직 天機: 하늘의 기밀 悟: 깨닫다 昨: 어제 供: 이바지하다 區區: 구차하다 羨: 부러워하다 輕肥: 경구마비(輕裘馬肥, 가벼운 갖옷과 살찐 말)의 줄임말로, 부귀한 사람들의 차림새 ■감상 김굉필(14541504)의 자는 대유(大猷), 호는 사옹(蓑翁)·한훤당(寒暄堂)이며, 서흥이 본관입니다. 어려.. 2023. 4. 7. 김굉필, <노방송(路傍松)> ■해석 길가의 소나무(김굉필) 한 늙고 푸른 소나무 길 먼지에 쌓여 괴롭게도 오가는 길손들 맞이하고 보내네 겨울에도 너와 마음 같이하는 사람들을 지나는 사람 중에 몇 사람이나 보았는가 ■원문 路傍松(노방송), 金宏弼(김굉필) 一老蒼髥任路塵(일로창염임로진) 勞勞迎送往來賓(노로영송왕래빈) 歲寒與爾同心事(세한여이동심사) 經過人中見幾人(경과인중견기인) ■글자풀이 蒼: 푸르다 任: 맡기다 塵: 먼지 勞勞: 근심하고 괴로운 모양 賓: 손님 歲寒: 겨울철 爾: 너(2인칭) 經: 지나다 ■감상 김굉필(14541504)의 자는 대유(大猷), 호는 사옹(蓑翁)·한훤당(寒暄堂)이며, 서흥이 본관입니다. 어려서부터 호방하고 거리낌이 없어 한때는 불성실한 행실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성장하면서 더욱 학문에 힘을 썼다고 합니다. 김.. 2023. 4. 7. 김일손, <도한강(渡漢江)> ■해석 한강을 건너며(김일손) 한필의 말로 느릿하게 한강 나루를 건너는데 꽃잎은 물결 따라 흐르고 버들은 찡그린 것 같네 미천한 신하 이제 떠나면 언제 돌아올지 종남산을 돌아보니 봄은 이미 늦었구나 ■원문 渡漢江(도한강), 金馹孫(김일손) 一馬遲遲渡漢津(일마지지도한진) 洛花隨水柳含嚬(낙화수수류함빈) 微臣此去歸何日(미신차거귀하일) 回首終南已暮春(회수종남이모춘) ■글자풀이 遲: 늦다, 더디다 津: 나루터 隨: 따르다 含: 머금다 嚬: 찡그리다 終南: 종남산(남산) 暮: 저물다 ■감상 김일손(1464-1498)의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이며, 김해가 본관입니다. 1486년 생원에 수석 합격하고, 진사시에 2등, 식년문과 갑과에 제2인으로 급제하였습니다. 관직생활을 하는 동안 사가독서(賜暇讀書)를 .. 2023. 4. 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