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길가의 소나무(김굉필)
한 늙고 푸른 소나무 길 먼지에 쌓여
괴롭게도 오가는 길손들 맞이하고 보내네
겨울에도 너와 마음 같이하는 사람들을
지나는 사람 중에 몇 사람이나 보았는가
■원문
路傍松(노방송), 金宏弼(김굉필)
一老蒼髥任路塵(일로창염임로진)
勞勞迎送往來賓(노로영송왕래빈)
歲寒與爾同心事(세한여이동심사)
經過人中見幾人(경과인중견기인)
■글자풀이
- 蒼: 푸르다
- 任: 맡기다
- 塵: 먼지
- 勞勞: 근심하고 괴로운 모양
- 賓: 손님
- 歲寒: 겨울철
- 爾: 너(2인칭)
- 經: 지나다
■감상
김굉필(14541504)의 자는 대유(大猷), 호는 사옹(蓑翁)·한훤당(寒暄堂)이며, 서흥이 본관입니다. 어려서부터 호방하고 거리낌이 없어 한때는 불성실한 행실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성장하면서 더욱 학문에 힘을 썼다고 합니다.
김종직의 문인으로 들어가 ≪소학≫에 심취해서 스스로를 ‘소학동자(小學童子)’라 일컬었고, 소학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고도 했습니다. 사헌부감찰, 형조좌랑 등을 역임하였으며, 정몽주·길재·김종직으로 이어지는 유학사의 정통을 계승하였습니다. 저서로는 ≪경현록(景賢錄)≫, ≪한훤당집(寒暄堂集)≫, ≪가범(家範)≫ 등이 있으며, 시호는 문경(文敬)입니다.
이 시는 길가에 있는 늙은 소나무를 노래한 것으로, 소나무를 통해 작가의 절의정신을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서 있는 소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서 길가는 나그네를 맞이하고 보내는 일을 반복합니다.
힘겨운 일상의 반복이지만 화자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너와 같이 절의와 지조를 지키는 사람들이 과연 몇 사람이나 될는지를 의아해합니다. 작가 자신은 소나무처럼 절의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데, 지나가는 길손처럼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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