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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옛노래

상고가요, <숙세가(宿世歌)>

by !)$@@!$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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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宿世歌(숙세가)

 

宿世結業(숙세결업)

同生一處(동생일처)

是非相問(시비상문)

上拜白來(상배백래)

-능산리 절터의 목간

 

■해석

지난 생에 맺은 인연으로

한 세상 같이 났으니

옳고 그름 서로에게 물어

절 올리고 아뢰러 오소서

 

숙세가(출처: 경향신문, 2003,7,17)

 

■해설

   이 작품은 백제 때의 노래로, 4언 4구체로 한역되어 전하고 있습니다. 200011월부터 20018월까지 부여 능산리 고분 옆에 있는 절터에서 23개의 목간이 발굴되었습니다. 내용은 사찰 이름, 관직명, 인명, 삼림과 전답에 관한 문구가 기록되어 있었으며, 그 중에 하나가 목간(木簡)숙세라고 쓰여서 발견된 이 작품입니다.

 

   백제의 현존하는 시가는 악학궤범에 한글로 기록된 <정읍사>가 유일했는데, 이 작품이 발견되면서 백제가 이두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학계의 정설이 잘못되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이두로 표기된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백제 가요이며, 불교적·윤회적이면서도 서민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백제시대 최고의 시가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숙세(宿世)는 '전생의 세상'을 말하며, 부부가 죽은 뒤에 같은 곳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부처님 앞에 기원하는 노래입니다. 전생의 인연으로 인해 현세에서 부부로 맺어진 것에 감사하고 나아가서 내세에서도 그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해달라는 불교의 내세관을 담고 있습니다. 부부의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나아가 불심(佛心)에 대한 깊이도 나타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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