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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주, <정부원> ■해석 전쟁터에 나간 병사 아내의 원망(정몽주) 이별한 지 여러 해 소식이 드무니 변방에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누가 알까 오늘 아침에야 비로소 겨울 옷을 부쳐 보내니 울며 보내고 돌아올 때 뱃속에 있던 그 아이라오 ■원문 征婦怨(정부원), 鄭夢周(정몽주) 一別年多消息稀(일별년다소식희) 塞垣存沒有誰知(새원존몰유수지) 今朝始寄寒衣去(금조시기한의거) 泣送歸時在腹兒(읍송귀시재복아) ■글자풀이 征婦: 남편을 변방으로 원정 보낸 아내 稀: 드물다 塞垣: 변방의 보루 存沒: 생사(生死) 寄: 부치다 寒衣: 겨울 옷 ■감상 정몽주(1337-1392)는 고려 말기의 문인 겸 학자로, 자는 달가(達可), 호는 포은(圃隱)입니다. 충숙왕 때 외교가로서 이름을 날렸고, 시문에도 뛰어나서 많은 시가 전해집니다. 시는 기상이 크고.. 2023. 1. 14.
좌사, <초은시> ■해석 은자를 부르다(좌사) 지팡이를 짚고 은자를 찾아가니 거친 길 아득한 옛날부터 놓여 있은 듯 바위굴에는 시렁조차 없는데 언덕 어디선가 거문고 소리만 울려오네 흰 구름은 북쪽 언덕에 머물러 있고 붉은 꽃은 남쪽 숲에서 환히 빛나네 돌 사이의 샘물은 아름다운 옥돌 씻어 주고 가는 비늘의 물고기는 헤엄을 치네 ■원문 招隱詩(초은시), 左思(좌사) 杖策招隱士(장책초은사) 荒途橫古今(황도횡고금) 岩穴無結構(암혈무결구) 丘中有鳴琴(구중유명금) 白雲停陰岡(백운정음강) 丹葩曜陽林(단파요양림) 石泉漱瓊瑤(석천수경요) 纖鱗或浮沈(섬린혹부침) ■글자풀이 招: 부르러 찾아가다 杖策: 지팡이를 짚다 途: 길 結構: 엮어서 만든 집이나 시렁 丹葩: 붉은 꽃 曜: 빛나다 漱: 씻다 瓊瑤: 아름다운 옥돌 纖鱗: 가는 비늘을 한.. 2023. 1. 13.
조식, <제덕산계정주> ■해석 덕산 개울가 정자 기둥에 쓰다(조식) 보아라, 저 천석종은 종채가 크지 않으면 쳐도 소리가 없다네 어떤가, 저 두류산은 하늘은 울어도 오히려 울지 않는다네 ■원문 題德山溪亭柱(제덕산계정주), 曺植(조식) 請看千石鐘(청간천석종) 非大扣無聲(비대구무성) 爭似頭流山(쟁사두류산)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글자풀이 德山溪亭: 경남 진양군 지리산 및 시천가에 있는 곳으로 조식이 거처하던 곳 看: 바라보다 千石鐘: 천석들이의 거대한 종 扣: 두드리다 爭: 무엇 같으냐, 어떠하냐 頭流山: 지리산의 옛 이름 ■감상 조식(1501-1572)은 조선 중기의 도학자로 자는 건중(揵仲), 호는 남명(南冥)이며, 본관은 창녕(昌寧)입니다. 어려서부터 학문 연구에 열중하였고, 여러 대가들의 서적을 섭렵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 2023. 1. 12.
김정희, <배소만처상> ■해석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며(김정희) 월하노인을 통해 저승에 하소연해 다음 생은 내가 아내 되고 그대가 남편 되어 나는 죽고 그대는 천 리 밖에 살아서 그대에게 이 슬픔 알게 했으면 ■원문 配所輓妻喪(배소만처상), 金正喜(김정희) 聊將月老訴冥府(요장월로소명부)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使君知有此心悲(사군지유차심비) ■글자풀이 配所: 유배지 輓: 죽은 사람을 애도함 將: ~을 가지고, ~을 데리고 月老: 부부의 인연을 맺어주는 월하노인 訴: 소송하다 易地: 처지를 바꾸다 ■감상 김정희(1786-1856)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서화가로, 자는 원춘(元春), 호는 완당(阮堂)·추사(秋史)입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완성하였고, 금석문에도 조예가 깊었습니다.. 2023. 1. 11.
유우석, <죽지사> ■해석 죽지사(유우석) 산 복숭아 붉은 꽃이 산 꼭대기에 가득하고 촉강의 봄물은 산을 치며 흘러가네 쉽게 시드는 붉은 꽃 님의 마음 같고 하염없이 흐르는 물 나의 근심 같구나 ■원문 竹枝詞(죽지사), 劉禹錫(유우석) 山桃紅花滿上頭(산도홍화만상두) 蜀江春水拍山流(촉강춘수박산류) 花紅易衰似郞意(화홍이쇠사랑의) 水流無限似儂愁(수류무한사농수) ■글자풀이 竹枝詞: 중국 사천 촉 땅의 민요를 바탕으로 한 한시의 한 형식, 주로 남녀의 정사(情事), 또는 지방의 풍속을 읊음 上頭: 산 꼭대기 拍: 치다, 때리다 易: 쉽다 郞意: 님의 마음 儂: 나(1인칭) ■감상 유우석(772-842)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으로 자는 몽득(夢得)입니다. 유종원과 교분이 매우 두터워서 '유유'라고 병칭되기도 했으며, 백거이와 시문을.. 2023. 1. 10.
이제현, <산중설야> ■해석 산속 눈 내리는 밤에(이제현) 종이 이불에 찬 바람 일고 불등은 가물거리는데 사미승은 하룻밤 내내 종을 울리지 않네 자고 가는 객이 일찍 문 연 것을 당연히 성내겠지만 암자 앞 눈에 눌린 소나무를 보가자 함이라 ■원문 山中雪夜(산중설야), 李齊賢(이제현)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沙彌一夜不鳴鐘(사미일야불명종)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글자풀이 紙被: 종이로 만든 이불 生寒: 생기를 일으키다 沙彌: 절의 어린 중 一夜: 하룻밤 내내 應: 응당, 마땅히 嗔: 성내다 宿: 자다 早: 이르다, 일찍 庵: 암자 壓: 누르다 ■감상 이제현(1287-1367)은 고려 공민왕 때의 명신(名臣)이자 학자로, 자는 중사(仲思), 호는 익재(益齋)입니다. 1320년 충선왕이.. 2023. 1. 9.
두보, <강남봉이구년> ■해석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두보) 기왕의 집에서 늘 그대를 보았고 최구의 집 마루에서 몇 번이나 그대 노래 들었던가 바로 이 강남의 좋은 풍경에서 꽃 지는 시절에 그대 또 만났구려 ■원문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 杜甫(두보) 岐王宅裏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글자풀이 逢: 만나다 李龜年: 당대(唐代)의 유명한 가객(歌客) 岐王: 현종의 아우이자 예종의 아들인 이범(李範) 尋常: 보통, 자주 崔九: 현종의 비서감인 최척(崔滌) 幾度: 몇 번 正是: 바로 落花: 꽃이 지다, 쇠락해진 현실을 말함 ■감상 두보(712-770)의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으로, 공부원외랑 벼슬을 지내서 '두공부(杜工部)'.. 2023. 1. 8.
이숭인, <제승사> ■해석 승방에 쓰다(이숭인) 산에 난 가는 길 남북으로 나뉘고 비 머금은 송홧가루 어지러이 떨어지네 도인이 물 길어 띠집으로 돌아와 한 줄기 푸른 연기 흰 구름 물들이네 ■원문 題僧舍(제승사), 李崇仁(이숭인)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松花含雨落繽紛(송화함우락빈분)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一帶靑煙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글자풀이 細路: 가는 길 含: 머금다 繽: 어지럽다 紛: 어지럽다 汲: 물을 긷다 茅舍: 띠집, 초가집 煙: 연기 染: 물들이다 ■감상 이숭인(1349-1392)은 고려 말기의 문신이자 학자로, 자는 자안(子安), 호는 도은(陶隱)입니다. 고려시대 삼은(三隱)의 한 사람으로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고,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은 밀직부사에 이르렀으며, 시인으로 이름을 날려.. 2023.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