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7 이매창, <춘수> ■해석 봄날의 근심(이매창) 긴 둑의 봄 풀 슬프고 처량하니 옛 임 돌아오다 헤매진 않으실까 그 옛날 함께 놀던 번화했던 곳엔 온 산에 달은 밝고 두견새 우는구나 ■원문 春愁(춘수), 李梅窓(이매창) 長堤春色草凄凄(장제춘색초처처) 舊客還來思欲迷(구객환래사욕미) 故國繁華同樂處(고국번화동락처) 滿山明月杜鵑啼(만산영월두견제) ■글자풀이 堤: 방죽, 둑 凄凄: 슬프고 처량한 모양 迷: 헤매다 繁華: 번화하다 滿山: 온 산 杜鵑: 두견새 啼: 울다 ■감상 이매창(1513-1550)은 조선 선조 때의 기생으로 부안 출신입니다.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이며, 황진이와 함께 쌍벽을 이룬 명기(名妓)입니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서 당대 사대부인 유희경(劉希慶)과 깊은 정을 나눴고, 그녀의 문집인 ≪매창집.. 2023. 1. 20. 두목, <증별> ■해석 헤어질 즈음에(두목) 다정했던 사람이 도리어 통 무정한 듯하니 술잔을 앞에 두고 웃음 짓지 못하네 촛불에도 마음 있어 이별을 아쉬워하여 사람 대신 날 밝을 때까지 눈물 흘리네 ■원문 贈別(증별), 杜牧(두목) 多情却似總無情(다정각사총무정) 唯覺樽前笑不成(유각준전소불성) 蠟燭有心還惜別(납촉유심환석별) 替人垂淚到天明(체인수루도천명) ■글자풀이 却: 도리어 總: 통 樽: 술잔 蠟燭: 촛불 替: 바꾸다 垂: 드리우다 淚: 눈물 ■감상 두목(803-852)은 당나라 말기의 시인으로, 작은 두보(小杜)로도 불립니다. 자는 목지(牧之)이며, 호는 번천(樊川)으로 칠언절구의 시에 뛰어났고, 호방하면서도 질탕하고 화려한 수식을 잘 사용하였습니다. , , 등의 시가 유명합니다. 이 시는 두목이 양주(揚州)에서 수도.. 2023. 1. 19. 새해, 벽(癖)에 미친 사람이 되자 ■살리고 싶은 버릇 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본격적으로 밝았습니다. 60간지에서 40번째에 해당하는 '계묘(癸卯)'년으로, 토끼는 예로부터 우리 인간과 함께 하며 귀엽고 순하며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왔습니다. 더구나 다산과 장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하루하루를 힘차게 시작하자고 굳은 약속을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은 여전히 먹구름에 가려 암담하기만 합니다. 매년 청년실업률은 최고점을 찍고 있으며, 취업을 준비하는 준비생들도 해마다 증가하고만 있는 현실입니다. 대졸 출신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族)이 갈수록 증가하여 몇 년 전에는 OECD 국가 중에서 3위.. 2023. 1. 18. 강세황, <노상소견> ■해석 길에서 만난 여인(강세황) 비단 버선 물 위를 걷듯 가벼이 가더니 한 번 중문에 들어가선 종적 묘연하네 다정하여라, 잔설이 남아 있어 낮은 담장 가에 머물렀던 발자국이 찍혀 있네 ■원문 路上所見(노상소견), 姜世晃(강세황) 凌波羅襪去翩翩(능파라말거편편) 一入重門便杳然(일입중문변묘연) 惟有多情殘雪在(유유다정잔설재) 屐痕留印短墻邊(극흔류인단장변) ■글자풀이 羅襪: 비단 버선 翩翩: 가벼이 날아가는 모양 重門: 대문을 지나서 있는 문 杳然: 묘연하다 殘: 남다 屐: 나막신 痕: 흔적 墻: 담장 邊: 가장자리 ■감상 강세황(1713-1791)은 조선 후기에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불리던 화가이자 문관, 평론가입니다. 본관은 진주이며, 자는 광지(光之), 호는 표암(豹菴)입니다. 어릴 적부터 뛰어난.. 2023. 1. 18. 황정욱, <송인부수안군> ■해석 사람을 수안군에 보내며(황정욱) 시의 재주 우뚝 솟아 무리 중에서 뛰어난데 벼슬길 이지러졌으니 너무나도 기구하구나 모든 일 인생은 각기 운명이 있으니 많고 많은 세상사는 편안하게 보시게나 ■원문 送人赴遂安郡(송인부수안군), 黃廷彧(황정욱) 詩才突兀行間出(시재돌올행간출) 宦路蹉跎分外奇(환로차타분외기) 摠是人生各有命(총시인생각유명) 悠悠餘外且安之(유유여외차안지) ■글자풀이 赴: 나아가다 兀: 우뚝하다 蹉: 넘어지다 跎: 헛디디다 摠: 모두 悠悠: 많은 모양 ■감상 황정욱(1532-1607)은 호는 지천(芝川), 자는 경문(景文)으로,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시인입니다. 1588(선조8)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판서와 대제학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손녀가 선조의 아들 순화군(順和君)과 혼인하여 외척으로.. 2023. 1. 18. 재덕(才德)을 겸비한 인재가 필요 ■재주와 재능 중국 검주라는 지역에는 당나귀가 없었는데, 마을의 한 호사가가 당나귀를 배로 실어와 산에 풀어놓았습니다. 생전 당나귀를 본 적이 없는 산속의 호랑이가 처음에는 당나귀의 덩치와 우는 소리에 기가 눌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두려움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 당나귀가 성내어 발길질하는 모습을 보니, 별로 대수롭지 않은 존재임을 눈치챈 호랑이는 결국 잡아먹고 맙니다. 한편 송나라의 한소는 예부상서와 태학사에 이를 정도로 문장과 글씨, 거문고와 바둑 등 다방면에 재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잔재주는 많았지만 아주 특별히 잘하는 재능이라고 할 수는 없었기에, 한 신하는 한소의 재주가 터진 버선을 꿰매는 실과 같다며 그의 재주를 기롱하였습니다. 위 이야기들은 보잘것없는 재주를 지녔거나 뛰어난 재능이 없음을 비.. 2023. 1. 17. 최치원, <제가야산독서당> ■해석 가야산 독서당에서(최치원) 겹겹 바위틈을 미친 듯이 달려 봉우리를 울리니 사람의 말소리는 지척에서도 분간하기 어렵구나 늘 시비하는 소리가 귀에 이를까 두려워 짐짓 흐르는 물로 산을 다 두르게 하였다네 ■원문 題伽倻山讀書堂(제가야산독서당), 崔致遠(최치원)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 ■글자풀이 狂: 미치다 奔: 달리다 疊: 겹쳐지다 吼: 울다 重: 겹치다 巒: 산 恐: 두려워하다 故: 짐짓 敎: 하여금 籠: 싸다 ■감상 최치원(857-?)은 신라 말의 학자이자 문장가로 자는 고운(孤雲)입니다.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아 12세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에 급제하였고, 고운, 나은 등의 문인과 교류하면서.. 2023. 1. 15. 소옹, <청야음> ■해석 달빛 맑은 밤에 읊조리며(소옹) 달이 하늘 중심에 이른 곳 바람이 수면에 불어올 때 하나같이 맑은 경지 아는 사람 적을 것이라 생각되네 ■원문 淸夜吟(청야음), 邵雍(소옹)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 料得少人知(요득소인지) ■글자풀이 到: 이르다 心: 중심 般: 일반 料: 헤아리다 ■감상 소옹(1011-1077)은 송나라 시대의 시인이자 도학자로, 일생동안 재야학자로 지내온 문인입니다. 호를 안락선생(安樂先生)이라고 할 정도로 평생 속세와 거리를 두었으며,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고, 유교의 역철학(易哲學)을 발전시켰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는 내면의 질서를 체득한 도학자의 풍모와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고문진보(古文眞寶)≫와 ≪성리대전(性理大典.. 2023. 1. 15.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