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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죽지사(유우석)
산 복숭아 붉은 꽃이 산 꼭대기에 가득하고
촉강의 봄물은 산을 치며 흘러가네
쉽게 시드는 붉은 꽃 님의 마음 같고
하염없이 흐르는 물 나의 근심 같구나
■원문
竹枝詞(죽지사), 劉禹錫(유우석)
山桃紅花滿上頭(산도홍화만상두)
蜀江春水拍山流(촉강춘수박산류)
花紅易衰似郞意(화홍이쇠사랑의)
水流無限似儂愁(수류무한사농수)
■글자풀이
- 竹枝詞: 중국 사천 촉 땅의 민요를 바탕으로 한 한시의 한 형식, 주로 남녀의 정사(情事), 또는 지방의 풍속을 읊음
- 上頭: 산 꼭대기
- 拍: 치다, 때리다
- 易: 쉽다
- 郞意: 님의 마음
- 儂: 나(1인칭)
■감상
유우석(772-842)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으로 자는 몽득(夢得)입니다. 유종원과 교분이 매우 두터워서 '유유'라고 병칭되기도 했으며, 백거이와 시문을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서 '유백'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통속적이면서도 청신한 시를 잘 썼으며, 저서로는 ≪유빈객집≫, ≪유몽득집≫이 있습니다.
이 시는 귀족적인 한시의 전통에서 볼 때 파격적으로 민간의 여류정감(女流情感)을 수용하고 표현한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에서 산에 가득한 붉은 복숭아꽃과 산을 치며 흐르는 촉강의 강물은 그대로 어린 소녀의 열렬한 연애 감정과 섬세한 심리 흐름의 객관적상관물이 됩니다. 후반부에서는 시적화자의 진술과 결합하여 그 비유적 형상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농촌 소녀의 순박하면서도 열렬한 연애 감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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