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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덕산 개울가 정자 기둥에 쓰다(조식)
보아라, 저 천석종은
종채가 크지 않으면 쳐도 소리가 없다네
어떤가, 저 두류산은
하늘은 울어도 오히려 울지 않는다네
■원문
題德山溪亭柱(제덕산계정주), 曺植(조식)
請看千石鐘(청간천석종)
非大扣無聲(비대구무성)
爭似頭流山(쟁사두류산)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글자풀이
- 德山溪亭: 경남 진양군 지리산 및 시천가에 있는 곳으로 조식이 거처하던 곳
- 看: 바라보다
- 千石鐘: 천석들이의 거대한 종
- 扣: 두드리다
- 爭: 무엇 같으냐, 어떠하냐
- 頭流山: 지리산의 옛 이름
■감상
조식(1501-1572)은 조선 중기의 도학자로 자는 건중(揵仲), 호는 남명(南冥)이며, 본관은 창녕(昌寧)입니다. 어려서부터 학문 연구에 열중하였고, 여러 대가들의 서적을 섭렵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학문을 이루었습니다. 선조 때 대사간에 추증, 광해군 때에는 영의정이 되었고, 저서로는 ≪남명집≫이 있습니다.
천석들이의 큰 종은 거기에 맞는 큰 종채가 아니면 울리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나 두류산은 그보다도 더 커서 '하늘은 울어도' 울지 않는다고 합니다. 거대하고 웅장한 두류산의 형상을 잘 표현한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류산에 자신을 투영하는 작자의 자아국량(自我局量)의 크기가 가슴에 다가오는 듯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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