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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린, 송승지풍악(送僧之楓岳) ■해석 금강산으로 가는 스님을 전송하며(성석린) 일만 이천 봉우리는 높고 낮음이 절로 다르네 그대 보게나, 해가 돋을 때에 높은 것이 가장 먼저 붉어진다네 ■원문 送僧之楓岳(송승지풍악), 成石璘(성석린) 一萬二千峯(일만이천봉) 高低自不同(고저자부동) 君看日輪出(군간일륜출) 高處最先紅(고처최선홍) ■글자풀이 送: 보내다, 전송하다 僧: 스님, 중 楓岳: 금강산의 가을 이름 自: 저절로 日輪: 해 最: 가장, 제일 紅: 붉다 ■감상 성석린(1338-1423)의 자는 자수(自修), 호는 독곡(獨谷)으로, 창녕사람입니다. 1357년 과거에 급제하여 사관, 주부, 좌의정 등을 역임하였고, 신돈의 미움을 사서 해주목사로 나갔고, 양백연의 옥사에 연루되어 함안에 유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즐겼으며.. 2023. 3. 20.
삼(三), 현대사회에 필요한 균형감각 ■'삼(三)'의 중요성 솥은 삼국시대부터 부엌살림의 가장 중요한 그릇 중 하나였습니다. 크기와 용도는 다양하지만, 보통 다리가 있으면 부(釜)라 하고 없으면 정(鼎)이라 합니다. 이 중에서 정은 다리가 셋이고 귀가 둘인 모양으로, 음식을 익히고 조리하는데 사용합니다. 하나라 우왕은 전국을 아홉 개의 주로 나누면서 각 중에서 거두어들인 쇠로 구정(九鼎)이란 청동솥을 주조하였는데, 이 솥이 상나라와 주나라에까지 계승되면서 후대에는 솥이 왕실을 상징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솥은 조그만한 쇠붙이들을 수없이 녹여서 만들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므로, 삼족정(三足鼎)은 최하 말직부터 순서대로 올라가 재상의 지위에 올랐다는 의미로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솥 안에 있는 국의 간을 맞춘다는 뜻의 조정(調鼎)이 재상의 국정 수.. 2023. 3. 3.
조선의 영원한 아웃사이더, 백정(白丁) ■조선의 영원한 아싸 인도의 세습적 계급 제도를 카스트라고 합니다. 이 제도는 4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중에서 최하층인 수드라(Shudra)는 하인이나 청소부들이 이 계층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수드라 계층에도 들지 못하는 가장 최하층이 ‘불가촉천민’들입니다. 몸에 닿기만 해도 더럽혀진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선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조선에서도 시대의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덟 천민들의 계층이 있었는데, 이들을 팔천(八賤)이라고 묶어서 말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노비, 광대, 기생, 백정, 공장, 무당, 승려, 상여꾼 등의 신분을 말하며, 당대 최하층으로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되었던 신분들입니다. 요즘말로 하면 아싸인 것입니다. 이 중에서 천민 중에 천민의 .. 2023. 3. 2.
새옹지마(塞翁之馬) ■의미 ☞'변방 늙은이의 말'이라는 의미로, 이 성어는 변방의 노인이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화가 복이 되고, 복이 다시 화가 되는 등, 세상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과 비슷한 말로는 '새옹득실(塞翁得失)', '새옹화복(塞翁禍福)' 등이 있습니다. ☞변방 塞, 늙은이 翁, 어조사 之, 말 馬 ■해설 삶을 살아가면서 긍정의 힘을 불어넣을 때 흔히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합니다. 원나라 승려인 희회기(熙晦機)의 시에 '인간의 모든 일은 새옹지마니, 베개를 밀치고 빗소리를 들으며 자네(人間萬事塞翁馬, 推枕軒中聽雨眠)'라는 말도 있듯이 인생사가 모두가 그러하듯 사람마다 비슷하니 걱정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회남자(淮南.. 2023. 3. 1.
간지(干支),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아시나요? ■천간과 지지 우리가 점을 치거나 사주팔자를 뽑을 때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간지'입니다. 간지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글자를 하나씩 따온 말로, 다른 말로는 10간 12지라고도 합니다. 이는 동양적 세계관에서 비롯되었으며, 우주만물이 주역(周易)의 이치에 따라 순행함을 말합니다. 보통 천간은 열 가지라서 10간이라고 하고, 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양(陽)의 기운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가 있으며, 천간은 역사 연도를 외울 때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갑(甲)으로 시작하는 모든 연도는 그 끝자리가 '○○○4'로 끝납니다. 갑신정변(甲申政變)이 1884년, 갑오개혁(甲午改革)이 1894년이 .. 2023. 3. 1.
학문, 한 삼태기 흙의 중요성 ■공휴일궤 주나라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조를 유지한 나라입니다. 주 문왕(文王)의 뒤를 이은 무왕(武王)은 주변의 변방 국가들과 연합하여 은나라의 폭군인 주왕(紂王)을 물리칩니다. 무왕이 천하를 차지하게 되자 주변 국가에서는 온갖 공물을 바치면서 무왕의 환심을 사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중 여(旅)나라에서는 특산품인 오(獒)라는 개를 바쳤는데, 이 개는 넉 자나 되는 크기에 사람의 말도 잘 알아들어서 무왕이 특히 애지중지하였습니다. 이를 보고 두려운 마음에 소공(召公) 석(奭)이라는 신하가 무왕에게 경계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소공은 무왕을 도운 3대 공신으로, 백성들에게 인덕(仁德)의 정치를 펼친 인물로 평가받는 신하였습니다. 소공이 무왕에게 아뢰기를, "사소한 일에 신중하지 않으면 마침내 큰 .. 2023. 3. 1.
배움, 인생의 끝없는 여행 ■배움의 이유 졸업 시즌인 2월이 되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스컴에 오르곤 합니다. 일흔을 넘긴 연세로 학교에 입학하는 어르신들의 소식이 보도되거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평생을 배움의 자세로 연필을 놓지 않고 만학도의 꿈을 이룬 사연들까지 다양합니다.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그분들이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 줍니다. 학생들을 만나면서 변함없이 지켜오던 버릇(?)이 하나 있었습니다. 매시간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학생들과 문장 하나를 외치는 것이 그것입니다. 먼저 제가 "지지위지지"라고 선창을 하면, 학생들은 "부지위부지, 시지야"라고 후창을 하면 공식적으로 강의가 마무리되는 것입니다. 이는 ≪논어≫에 나오는 "아는 것을 안.. 2023. 2. 27.
점(占)과 사주팔자(四柱八字) ■점(占)의 의미와 유형 '점(占)'은 뒤에 '치다'라는 단어와 결합해서 우리는 보통 '점을 치다'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예측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욕망)일지도 모릅니다. 점을 치면 점괘(占卦)를 얻게 되고, 그 점괘를 팔괘(八卦)나 육효(六爻), 오행(五行) 등의 방법으로 풀이해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을 판단하는 것이 바로 점입니다. 점(占)이란 글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위에 있는 '점 복(卜)'자와 '입 구(口)' 자가 결합해 있습니다. 이는 거북의 등이 갈라진 모습인 복(卜)을 보고서 그것의 길흉을 물어본다(口)는 뜻이 합해진 글자입니다. 복서(卜筮)라는 말은 풀이나 대나무 가지를 가리키는 서죽(筮竹)과 셈하는 나뭇가지인 산목(算木)을 사용해 점을 치는 것입.. 2023.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