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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성혼, <계변소작(溪邊小酌)>

by !)$@@!$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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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시냇가에서 술 한잔하며(성혼)

 

시냇물 흘러 옥소리처럼 울리는데

밤비에 꽃잎이 떠내려 오네

꽃다운 풀과 봄바람의 뜻이

향기롭게 술잔 속으로 들어오네

 

■원문

溪邊小酌(계변소작), 成渾(성혼)

 

溪流鳴玉處(계류명옥처)

夜雨泛花來(야우범화래)

芳草春風意(방초춘풍의)

薰然入酒盃(훈연입주배)

 

시냇물 위 꽃잎

 

■글자풀이

  • 溪: 시내
  • 泛: 뜨다
  • 芳: 꽃답다
  • 薰: 향기롭다
  • 盃: 잔

 

■감상

   성혼(1535-1598)의 호는 우계(牛溪묵암(黙庵), 자는 호원(浩原)이며, 창녕이 본관입니다. 1551년에 초시 시험에는 합격하였으나 복시에 응하지 않아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평생 학문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이이(李珥)와 평생지기로 지냈고 이황(李滉)을 사숙하며 학문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이황의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에 회의를 품기도 하였습니다.

 

   이이가 죽은 뒤에 서인의 주요 지도자가 되었고, 이조판서로 봉사했으나 국정운영에 관한 상소를 올리고 귀향했습니다. 이이의 권유로 관직에도 나아가고 봉사했으나 벼슬은 극구 사양했고, 죽은 다음에 기축옥사(己丑獄事)와 관련하여 삭탈관직되었다가 다시 복권되었습니다. 저서에는 우계집(牛溪集), 주문지결(朱門旨訣), 위학지방(爲學之方)등이 있고, 시호는 문간(文簡)입니다.

 

   이 시는 시냇가에 앉아서 조용히 술 한 잔을 하면서 지은 작품입니다. 술 마시며 듣는 시냇물 소리는 여느 때와는 달리 마치 옥소리처럼 곱게 들리는데, 어젯밤 내린 비로 인해 꽃잎들이 떠내려 오는 모습을 보면서 청각과 시각이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꽃향기가 나는 풀과 봄바람의 뜻이 향기롭게 술잔 속으로 들어와 시각과 촉각, 미각까지 합해지면서 사물의 다양한 감각적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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