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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박순, <우음(偶吟)>

by !)$@@!$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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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우연히 읊다(박순)

 

발을 걷어 맑은 경치를 보고

처마를 돌며 떨어진 꽃들을 밟아보네

푸른 산은 강물을 내려다보고

지는 해는 어부의 집에 가득하네

 

■원문

偶吟(우음), 朴淳(박순)

 

卷箔看晴景(권박간청경)

巡簷步落花(순첨보낙화)

蒼山臨野水(창산임야수)

落日滿漁家(낙일만어가)

 

어부의 집

 

■글자풀이

  • 卷: 걷다, 말다
  • 箔: 발(簾)
  • 晴: 개다
  • 巡: 돌다
  • 簷: 처마
  • 蒼: 푸르다

 

■감상

   박순(1523-1589)의 호는 사암(思菴), 자는 화숙(和叔)이며, 충주가 본관입니다. 1540년 사마시에 합격하고 1553년 정시 문과에 장원한 다음에 성균관전적, 홍문관수찬·교리, 예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입니다.

 

   이이가 탄핵되었을 때 그를 옹호하다가 양사(사헌부, 사간원)의 미움을 받고 탄핵되어 스스로 관직에서 물러나 영평(永平) 백운산(白雲山)에 암자를 짓고 은거하였습니다. 서경덕에게 학문을 배워 성리학에 능통하였고, 주역(周易)에 대한 연구에도 심취했습니다. 문장이 뛰어나고 시에도 능통했으며 글씨도 잘 썼습니다. 저서에는 사암집(思菴集)7권이 있으며, 시호는 문충(文忠)입니다.

 

   이 시는 비가 내린 뒤 세상이 맑고 깨끗해진 풍경을 바라보며 우연히 읊은 작품입니다. 화자는 비가 갠 뒤에 발을 걷어 맑은 경치를 바라보고 집 주변 처마를 둘러보면서 떨어진 꽃들을 밟아보며 걷습니다. 비에 젖은 꽃내음이 느껴질 듯이 산뜻한 풍경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비 온 뒤에 더욱 푸르게 다가오는 산은 강물과 임해 이어져 있고 서서히 석양이 지면서 해는 어부의 집을 가득 비추고 있습니다. 자연의 경물(景物)을 통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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