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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봄날의 근심(이매창)
긴 둑의 봄 풀 슬프고 처량하니
옛 임 돌아오다 헤매진 않으실까
그 옛날 함께 놀던 번화했던 곳엔
온 산에 달은 밝고 두견새 우는구나
■원문
春愁(춘수), 李梅窓(이매창)
長堤春色草凄凄(장제춘색초처처)
舊客還來思欲迷(구객환래사욕미)
故國繁華同樂處(고국번화동락처)
滿山明月杜鵑啼(만산영월두견제)
■글자풀이
- 堤: 방죽, 둑
- 凄凄: 슬프고 처량한 모양
- 迷: 헤매다
- 繁華: 번화하다
- 滿山: 온 산
- 杜鵑: 두견새
- 啼: 울다
■감상
이매창(1513-1550)은 조선 선조 때의 기생으로 부안 출신입니다.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이며, 황진이와 함께 쌍벽을 이룬 명기(名妓)입니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서 당대 사대부인 유희경(劉希慶)과 깊은 정을 나눴고, 그녀의 문집인 ≪매창집≫에 58수의 작품이 남아 있습니다.
이 시는 제목처럼 봄날에 일어난 여인의 근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긴 둑에 봄풀이 우거졌는데도 화자는 온통 임의 생각에 빠져 있어서 우거진 풀들마저 장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이 오시는 길이 막혀서 헤맬까를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과 함께 지내며 많은 추억을 쌓았던 번화했던 곳도 지금은 임의 부재로 쓸쓸하기만 합니다. 그러한 화자의 슬픈 처지와 감정은 두견새에 이입되어 우는 소리가 온산에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임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이 직설적으로 표출되어 있지 않은 것이 한층 더 화자가 지니고 있는 그리움의 깊이를 짐작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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