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7 인생, 써야지 달콤하다 ■여름의 대표 과일, 참외 삼국시대 조조의 둘째 아들인 위문제가 신하 오질에게 보낸 편지에는 "맑은 샘물에 달콤한 참외를 띄우고, 차가운 물에 붉은 오얏 담가 놓았네(浮甘瓜於淸天, 沈朱李於寒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여기서 '감과(甘瓜)'는 참외, '주이(朱李)'는 자두를 의미합니다. 맑고 차가운 물에 참외와 자두를 넣었다는 것은 무더운 여름날에 시원하게 과일을 먹으며 피서를 즐긴다는 의미이며, 당시 여름의 대표 과일 중에 하나가 참외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국의 화북으로부터 들어온 참외는 조선 땅에서도 인기 있는 과일이었습니다. 연산군은 중국 황제의 생일 축하단인 성절사를 보낼 때에도 참외를 사오라고 명하였고, 승정원에서는 참외를 주제로 시를 짓게도 하였습니다. 별미음식을 소개한 해설서인 .. 2022. 10. 13. 황진이, <영반월> ■해석 반달을 노래함(황진이) 누가 곤륜산의 옥을 깎아 다듬어 직녀의 빗을 만들었나? 견우가 한 번 떠난 뒤로 시름 겨워 푸른 하늘 텅 빈 곳에 던졌네 ■원문 詠半月(영초월), 黃眞伊(황진이) 誰斲崑山玉(수착곤산옥)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글자풀이 詠: 읊다 半月: 반달 斲: 깎다 崑山: 곤륜산 裁: 마름질하다 梳: 빗 愁: 근심 碧空: 푸른 하늘 擲: 던지다 虛: 허공 ■감상 작가인 황진이(?-?)는 정확한 생몰 연대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조선 초·중기에 활동했던 기생입니다. 한시와 시조 창작에 뛰어났으며, 시조 6수는 ≪청구영언≫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대 시·서·악(詩書樂)에 독보적인 능력을 보였고 화담 서경덕, 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로.. 2022. 10. 13. 이이, <산중> ■해석 산속에서(이이) 약초를 캐다가 갑자기 길을 잃으니 수많은 산봉우리 가을 낙엽 속이구나 산사 스님이 물을 길어 돌아가더니 수풀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 피어오르네 ■원문 山中(산중), 李珥(이이)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千峰秋葉裏(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林末茶烟起(임말다연기) ■글자풀이 採: 캐다 藥: 약 忽: 갑자기 裏: 속, 안 汲: 물을 긷다 烟: 연기 ■감상 율곡 이이(1536-1584)는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룰 정도의 대학자입니다. 1564년 과거에 급제하여 대제학, 이조판서를 지냈고, 기호학파를 형성하여 많은 제자를 양성하였습니다. 화자는 약초를 캐러 산에 들어갔다가 눈앞으로 떨어지는 단풍의 황홀한 경치에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 길을 찾고자 주위를 둘러보니 시인은 .. 2022. 10. 12. 아동학대와 부모의 자격 ■아들을 묻어 대신한 효행 ≪삼국유사≫ , 설화에 의하면, 손순은 남의 집에서 품을 팔아가면서 노모를 봉양하는 효심이 극진한 인물입니다. 가난한 형편에 어린 아들이 늙으신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아들은 다시 얻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아내와 상의하여 아들을 땅에 묻기로 결심합니다. 교외로 나가서 아들을 묻으려고 했는데 돌로 만든 종이 나오자 기이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지고 와서 종을 쳐 봤습니다. 맑은 종소리는 궁궐에까지 전해지고 사연을 들은 흥덕왕은 그의 효성을 치하하여 집과 쌀을 하사하였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효를 절대적 가치로 여겨 온 우리 사회에서 효자를 다룬 이야기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손순의 효행.. 2022. 10. 11. 도덕성은 의무를 갖는다 도덕적 행위와 실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경주 최씨 1347년, 백년전쟁 당시에 프랑스 북부의 항구 도시 칼레는 영국군에게 포위를 당하고 맙니다. 일 년을 버티던 칼레시는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자 왕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한 대가로 시민 대표 6명을 교살하겠다고 선포합니다. 이 말을 들은 칼레 시민들은 혼란에 빠지며, 자신이 희생양이 되기를 주저합니다. 그때 칼레시에서 최고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를 필두로, 상인과 법률가 등 6명의 부유한 귀족들이 시민들을 대신하여 희생을 자처합니다. 사형 당일에 왕은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받아들여 이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집니다. 극적으로 살아난 여섯 명의 용기와 희.. 2022. 10. 10. 이백, <정야사> ■해석 조용한 밤의 생각(이백) 침상 앞의 밝은 달빛을 보니 서리가 내렸는지 의심하였네 머리를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보고 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하노라 ■원문 靜夜思(정야사), 李白(이백)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글자풀이 牀: 침상 疑是: 이것이 ~인가 의심하다 擧: 들다 低: 숙이다, 낮다 ■감상 작가인 이백(706-762)의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靑蓮)으로 성당(盛唐) 때의 시인입니다. 두보와 함께 중국의 시종(詩宗)으로 추앙을 받았으며, 방랑생활을 하면서 여행, 음주, 달빛 등의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이 시는 5언 절구의 짧은 형식 속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노래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시인은.. 2022. 10. 9. 말의 가치는 몸이 따라야 ■말보다 실천 '말은 곧 그 사람 자신이다'라고 말합니다. 말 속에는 그 사람이 지닌 인격도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말은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것의 중요성을 언급한 고전이나 잠언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말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힘을 알기에, 지금까지도 좀더 신중한 언어사용을 당부하는 것입니다. 특히 동양에서는 군자의 인격수양을 위한 필수덕목으로 언행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기에 바르게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할 줄 아는데, 올바른 언행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인격을 완성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공자의 제자들 중에서 재여는 말을 아주 유창하게 잘하였습니다. 하지만 스승은 제자가 말로 인해 재앙을 당할까봐 항상 노심.. 2022. 10. 8. 권필, <도중> ■해석 길을 가다가(권필) 해 저물어 외딴 집에 묵으니 산 깊어 사립문도 닫지 않네 닭이 울자 갈 길을 묻는데 단풍잎만 사람을 향해 날리네 ■원문 途中(도중), 權韠(권필) 日入投孤店(일입투고점) 山深不掩扉(산심불엄비) 鷄鳴問前路(계명문전로) 黃葉向人飛(황엽향인비) ■글자풀이 途: 길 日入: 해가 지다 投: 투숙하다, 묵다 掩: (문을)닫다 扉: 사립문 鷄鳴: 닭이 울다, 새벽이 되다 前路: 앞길, 떠나갈 길 黃葉: 낙엽 ■감상 작가 권필(1569-1612)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정철 문하에 있던 문신입니다.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구속을 싫어하여 자유 로운 삶을 추구하였고, 술과 시를 즐겼으며, 과거시험에는 뜻을 두지 않은 채 오직 시작(詩作) 활동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이 시는 늦가을 산길을 가다가 해.. 2022. 10. 7.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