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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반달을 노래함(황진이)
누가 곤륜산의 옥을 깎아
다듬어 직녀의 빗을 만들었나?
견우가 한 번 떠난 뒤로
시름 겨워 푸른 하늘 텅 빈 곳에 던졌네
■원문
詠半月(영초월), 黃眞伊(황진이)
誰斲崑山玉(수착곤산옥)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글자풀이
- 詠: 읊다
- 半月: 반달
- 斲: 깎다
- 崑山: 곤륜산
- 裁: 마름질하다
- 梳: 빗
- 愁: 근심
- 碧空: 푸른 하늘
- 擲: 던지다
- 虛: 허공
■감상
작가인 황진이(?-?)는 정확한 생몰 연대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조선 초·중기에 활동했던 기생입니다. 한시와 시조 창작에 뛰어났으며, 시조 6수는 ≪청구영언≫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대 시·서·악(詩書樂)에 독보적인 능력을 보였고 화담 서경덕, 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는 5언 절구의 형식을 띤 작품으로, 이별의 외로움을 잘 느낄 수 있는 한시입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 칠석날 밤에 뜬 반달(초승달)을 빗에 비유하였고, 견우가 떠나고 난 뒤에 머리 빗고 화장할 일이 없어서 던져버리니, 그것이 초승달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전통설화를 끌어와서 효과적으로 시인의 '근심[愁]'과 '빔[虛]'의 정서를 잘 드러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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