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7 이안눌, <산수시> ■해석 산수시(이안눌) 사람도 좋고 새 또한 좋은데 하물며 계곡과 산까지 기이함에랴 산속에 한적한 땅이 있으니 나는 이곳에서 늙고 싶구나 ■원문 山水詩(산수시), 李安訥(이안눌) 人好鳥亦好(인호조역호) 況乃溪山奇(황내계산기) 山中有閑地(산중유한지) 我欲老於斯(아욕로어사) ■글자풀이 況: 하물며 ~함에 있어서랴 乃: 어조사로 특별한 의미 없음 奇: 기이하다 欲: ~를 하고자 하다 斯: 이곳 ■감상 이안눌(1571-1637)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시인입니다.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東岳)이며, 시문 창작에 일생을 몰두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당시(唐詩)에 뛰어나 이태백에 비유되기도 하였고, 기발한 시적 표현을 자주 사용하여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제목에서 보이는 대로 산수 자연.. 2022. 10. 25. 21세기 사관인 언론의 역할 ■연산군과 사관 조선왕조 오백 년의 정통성을 이끈 왕들은 모두 27명입니다. 이들이 죽으면 종묘에 신위를 모시는데, 이때 공덕을 칭송하는 차원에서 묘호(廟號)도 붙여 줍니다. ≪신당서≫에 '조유공, 종유덕(祖有功, 宗有德)'이라 하여 창업(創業)한 왕에게는 '조', 수성(守成)한 왕에게는 '종'을 붙인다고 하였습니다. 조선의 왕은 조는 7명, 종은 18명에게 주어졌는데, 후기에는 종보다 조를 좀 더 높게 여겼기 때문에 정치적인 논리도 많이 작용했습니다. 여기서 제외된 2명의 왕이 바로 광해군과 연산군인데, 이들은 폐위되어 묘호를 받지 못하고 비운과 폭군의 왕으로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이중에서도 연산군은 조선왕조 최초로 신하에 의해서 쫓겨난 임금이기도 합니다. 폭군으로 기억되는 연산군의 폭정은 역사의 기.. 2022. 10. 25. 동방규, <소군원> ■해석 왕소군의 원망(동방규)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네 저절로 옷이 헐렁해지니 허리를 날씬하게 하려는 건 아닐세 ■원문 昭君怨(소군원), 東方虬(동방규)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글자풀이 王昭君: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 한나라의 원제(元帝) 떼 화친을 위해 오랑캐 땅으로 시집감 胡地: 오랑캐 땅 衣帶緩: '의대'는 옷과 띠, '완'은 느슨해짐, 즉 고향 생각에 몸이 말라서 옷이 헐렁해짐 非是: 이것은 ~이 아니다 腰: 허리 ■감상 이 시는 중국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이라는 세 수의 작품 중에 한 수이며, 시인이 왕소군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상상하며 지은 작품입니다. 왕소군은 중국 4대 미녀(.. 2022. 10. 24. 씨와 씨앗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말이 (씨가/씨앗이) 된다. 민들레 (씨가/씨앗이) 바람에 날린다. ■설명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씨'와 '씨앗'만 놓고 보면, 뿌리고 심는다는 점에서 서로가 거의 비슷한 어휘처럼 느낍니다. '씨'는 '씨앗'의 준말인 것 외에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씨'가 쓰일 수 있는 곳에 '씨앗'은 사용하지 못하는 의외로 많습니다. '씨'는 고추, 호박, 수박, 사과, 참외 등에 어울려서 사용할 수 있으나, '고추 씨앗', '참외 씨앗' 등의 말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습니다. '씨'는 식물의 이름 뒤에 붙어서 복합어의 형태로 사용될 수 있으나 '씨앗'은 그렇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씨앗'의 어원은 '.. 2022. 10. 24. 뜰과 마당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얘들아, (뜰/마당)에 나가서 놀아라. (뜰/마당)에 꽃들이 많이 있네요. ■설명 '뜰'과 '마당'의 정확한 의미를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는 이 두 단어가 조금은 낯설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뜰'의 사전적인 의미는 '집안에 있는 평평한 빈터'이고, '마당'은 '집 둘레에 반반하게 닦아 놓은 땅'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단어는 모두 울타리나 담 안에 있으면서 집 근처에 딸려 있는 평편한 빈터를 가리킨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럼 미세한 차이를 알아볼까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놀이와 노동의 구분'에 따라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뜰'은 화초.. 2022. 10. 24. 소동파, <소아불외호> ■해석 어린 아이는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부인이 낮에 어린 아이들을 백사장 위에 놓아 두고 물가에서 옷을 빨고 있었다. 호랑이가 산위로부터 달려드니 부인이 놀라서 당황하여 강물로 뛰어들어 피하였는데, 두 아이는 태연하게 백사장 위에서 놀고 있었다. 호랑이가 한참 동안 곰곰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심지어 머리로 툭툭 건드려서 그 애들이 한번이라도 두려워하기를 바랐으나, 아이들은 어리석어 끝내 호랑이가 무서운 것을 알지 못하니 호랑이 또한 이윽고 마침내 가버렸다. 생각해 보건대 아마도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을 때에는 먼저 위협을 가하지만,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위협 또한 베풀 수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원문 小兒不畏虎(소아불외호) 有婦人(유부인)이 晝日(주일)에 置小兒沙上(치소아사상).. 2022. 10. 24. 국민, 권력을 경계하는 빛 ■민심을 거스른 권력 초나라 영왕(靈王)은 가는 허리의 여자만 좋아할 정도로 호색(好色)이 병적으로 지나친 군주입니다. 궁녀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여자들에게도 오직 가는 허리를 강요하여 굶어 죽는 여자들이 생기게 되었고, 이에 분노한 백성들은 영왕이 잠시 수도를 비운 사이에 반란을 일으킵니다. 백성의 마음에서 벗어난 영왕은 산속을 헤매며 굶주리다가 목을 매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영왕의 동생 비(比)를 추대했지만, 소심한 그는 영왕이 살아 돌아오지 않을까만을 걱정하였습니다. 반면 또 다른 동생 기질(棄疾)은 상대적으로 권력욕이 강하여 영왕이 살아 돌아온다는 유언비어를 활용하였고, 이를 무서워한 비는 결국 자결하였습니다. 기질이 왕위에 오르니 그가 바로 초나라 평왕이었습니다. 왕위에 오른 평왕은 영왕을.. 2022. 10. 23. 강백년, <산행> ■해석 산행(강백년) 십 리를 가도 사람 소리는 들리지 않고 텅 빈 산에는 봄 새만 울고 있네 스님을 만나 앞길을 물어보았지만 스님이 가자 길이 다시 헷갈리네 ■원문 山行(산행), 姜栢年(강백년) 十里無人響(십리무인향) 山空春鳥啼(산공춘조제) 逢僧問前路(봉승문전로) 僧去路還迷(승거로환미) ■글자풀이 響: 울리다 山空: 산에 아무도 없다 啼: 울다 逢: 만나다 僧: 스님 還: 다시 ■감상 강백년(1603-1681)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이조참판과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입니다. 청백리(淸白吏)와 문명(文名)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시호는 문정(文貞)입니다. 이 시는 산속의 적막한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오언절구의 시입니다. 십리를 가도 인적이 나오지 않는 길,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산속에 적막을 .. 2022. 10. 23.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