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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호연, <유별왕시어유> ■해석 왕유와 헤어지며(맹호연) 쓸쓸하게 결국 무엇을 기다렸던가? 날마다 부질없이 돌아올 뿐이었지 향기로운 풀을 찾아 떠나려 하니 그대와 이별함이 아쉽구나 권세자는 그 누가 도와줄까? 날 알아주는 사람 세상에 드물구나 그저 쓸쓸하고 적막함을 지켜야 할 텐데 돌아가서 고향집 사립문을 닫고 지내리라 ■원문 留別王侍御維(유별왕시어유), 孟浩然(맹호연)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 當路誰相假(당로수상가)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 只應守索寞(지응수삭막)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글자풀이 留別: 길을 떠나는 사람이 머물러 있는 사라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 송별의 반의어 侍御: 왕유의 벼슬 이름 寂寂: 쓸쓸하고 고요한 모양 朝朝: 매일 尋: 찾다 故人:.. 2022. 11. 3.
정지상, <송인> ■해석 대동강(정지상) 비가 그친 긴 둑에 풀빛은 많은데 남포에서 그대를 보내니 슬픈 노래 울려 퍼지네 대동강 물은 어느 때 다할 것인가?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네 ■원문 大同江(대동강), 鄭知常(정지상)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루연년첨록파) ■글자풀이 歇: 그치다 堤: 둑 南浦: 중국의 시인 굴원의 시에서 유래한 이별의 장소 盡: 다하다 別: 이별 淚: 눈물 添: 더하다 綠: 푸르다 波: 파도 ■감상 이 시는 고려 중기 문인인 정지상(?-1135)은 서경 출신으로, 초명은 지원(之元), 호는 남호(南湖)입니다. 이 시는 칠언절구의 송별시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화자의 안타까운 정서가 절묘하게 잘.. 2022. 11. 3.
춘야독작(1)-이백을 떠올리며(春日憶李白) ■봄, 이백을 떠올리다 바람에도 향기가 느껴지는 계절이다. 햇살을 머금은 벚꽃들이 찬연한 자태를 뽐내며 봄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봄의 전령사 노릇을 하는 벚꽃을 예전에는 앵화(櫻花)라고도 하였는데, 지금과 같이 보고 즐기는 대상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의 벚꽃은 완상의 대상이 아니라, 배꽃과 살구나무꽃이 핀 마을 너머에서 불어오는 '이화풍(梨花風)'과 '행화풍(杏花風)'이 문인들의 시흥을 돋우는 역할을 대신하였다. 이백(李白)이 복사꽃, 오얏꽃이 흩날리는 정원에서 형제들과 술자리를 벌이던 때도 지금과 별반 다르진 않았으리라[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梨園書)] . 공자도 ≪논어≫에서 "술은 일정한 양은 없었지만, 취함에 절도가 있었다(酒無量, 不及亂)"고 하셨고, 또 "말 안 할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말을 .. 2022. 11. 3.
두보, <여야서회> ■해석 객지에서 밤을 새우며(두보) 보드라운 풀에 바람 이는 언덕 우뚝한 돛대를 단 외로운 밤배 별이 드리우니 벌판 너르게 보이는데 달이 용솟음치는 장강 흘러흘러 가네 이름이 어찌 문장으로 드러나리요마는 벼슬은 늙고 병들어 그만두었네 정처 없는 이 몸 무엇과 같은가 천지간에 홀로 나는 갈매기라네 ■원문 旅夜書懷(여야서회), 杜甫(두보)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星垂平夜闊(성수평야활) 月湧大江流(월용대강류) 名豈文章著(명기문장저) 官因老病休(관인노병휴)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글자풀이 書懷: 감회를 적다 危檣: 높이 솟은 돛대 垂: 드리우다 闊: 트이다 湧: 샘솟다, 용솟음치다 江: 장강(양쯔강) 休: 그만두다 飄飄: 이리저리 정처 없이 떠도는 모습 何所似: .. 2022. 11. 3.
백거이, <부득고원초송별> ■해석 부득고원초송별(백거이) 더부룩한 언덕 위의 풀은 해마다 시들었다 다시 우거지네 들불에 타도 다 없어지지 않고 봄바람이 불면 또 자라나네 멀리 향기로운 풀 옛길을 덮고 맑은 날 푸른 빛 황폐한 성까지 닿아 있네 또 다시 당신을 떠나보내니 무성한 풀같이 이별의 슬픔 가득하네 ■원문 賦得古原草送別(부득고원초송별), 白居易(백거이) 離離原上草(이리원상초) 一歲一枯榮(일세일고영) 野火燒不盡(야화소부진) 春風吹又生(춘풍취우생) 遠芳侵古道(원방침고도) 晴翠接荒城(청취접황성) 又送王孫去(우송왕손거) 萋萋滿別情(처처만별정) ■글자풀이 離離: 풀이 어지럽고 무성한 모양 枯: 마르다, 시들다 榮: 꽃이 피다 燒: 불타다 盡: 다하다 吹: 불다 遠芳: 먼 곳까지 자라난 향기로운 풀 晴翠: 맑은 날 보이는 풀의 녹색 王.. 2022. 11. 2.
김시습, <유객> ■해석 나그네(김시습) 나그네 청평사에 와서는 봄 산을 마음대로 노니는구나 새 우니 외로운 탑 고요하고 흐르는 작은 시내엔 꽃들이 떨어지네 맛있는 채소는 때를 알아 풍성해지고 향기로운 버섯은 비를 맞아 부드럽네 시 읊조리며 선동에 들어가니 내 평생의 근심 사라지는구나 ■원문 有客(유객), 金時習(김시습) 有客淸平寺(유객청평사) 春山任意遊(춘산임의유) 鳥啼孤塔靜(조제고탑정) 花落小溪流(화락소계류) 佳菜知時秀(가채지시수) 香菌過雨柔(향균과우유) 行吟入仙洞(행음입선동) 消我百年憂(소아백년우) ■글자풀이 淸平寺: 강원도 춘천에 있는 절 任意: 마음대로 啼: 울다 佳菜; 맛있는 채소 秀: 풍성하다 香菌: 향기로운 버섯 吟: 읊조리다 消: 사라지다 ■감상 김시습(1435-1493)은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 2022. 11. 1.
두보, <절구 이수> ■해석 절구 이수(두보) 봄날 나른한 날 강과 산이 아름답고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롭구나 진흙이 녹으니 제비가 날고 모래가 따뜻해 원앙새 잠드네 고향이 그리워 강물이 파라니 새는 더욱 희고 산이 푸르니 꽃은 불타는 듯하구나 올 봄은 보아하니 또 가고 있으니 언제가 고향에 돌아가는 해일까? ■원문 絶句 二首(절구 이수), 杜甫(두보) 其一(기일) 遲日江山麗(지일강산려)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泥融飛燕子(이융비연자)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其二(기이)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山靑花慾然(산청화욕연)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글자풀이 遲日: 시간이 더디 가는 봄날 麗: 아름답다 泥融: 봄이 되어 얼었던 흙이 녹다 燕子: 제비 沙: 모래 睡: 잠자다 江: 사천성 성도의 금강 碧: 푸르다 .. 2022. 11. 1.
암수를 구분하는 표준어 ■암컷과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 암컷과 수컷을 가리켜서 우리는 '자웅(雌雄)'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원래 역법(曆法)에서 나온 말로 '자'는 밤을 가리켰고, '웅'은 낮을 가리키던 말이었는데, 나중에 암수를 가리키는 말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원래는 밤낮이 교차하면서 일진일퇴한다는 의미가 되었고, 그 후로는 서로 비슷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승부를 겨루어 우열을 나눈다는 의미로 변했습니다. 그럼 언제 '암', '수'를 써서 구분을 할까요? 기본적으로 암컷이나 수컷은 접두사는 '암'과 '수'로 통일했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 7항에 보면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하되, '수-'가 역사적으로 '숳'에서 비롯되어 복합어로 굳어진 말들, 예를 들면 '수캉아지, 수컷, 수탉, 수퇘지, 수평아리'는.. 2022.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