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양한문

김일손, <도한강(渡漢江)>

by !)$@@!$ 2023. 4. 5.
반응형

■해석

한강을 건너며(김일손)

 

한필의 말로 느릿하게 한강 나루를 건너는데

꽃잎은 물결 따라 흐르고 버들은 찡그린 것 같네

미천한 신하 이제 떠나면 언제 돌아올지

종남산을 돌아보니 봄은 이미 늦었구나

 

■원문

渡漢江(도한강), 金馹孫(김일손)

 

一馬遲遲渡漢津(일마지지도한진)

洛花隨水柳含嚬(낙화수수류함빈)

微臣此去歸何日(미신차거귀하일)

回首終南已暮春(회수종남이모춘)

 

한강(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글자풀이

  • 遲: 늦다, 더디다
  • 津: 나루터
  • 隨: 따르다
  • 含: 머금다
  • 嚬: 찡그리다
  • 終南: 종남산(남산)
  • 暮: 저물다

 

■감상

   김일손(1464-1498)의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이며, 김해가 본관입니다. 1486년 생원에 수석 합격하고, 진사시에 2, 식년문과 갑과에 제2인으로 급제하였습니다. 관직생활을 하는 동안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하여 학문과 문장의 깊이를 다질 수 있었고, 훈구파의 불의와 부패를 공격하고 사림파의 중앙 정계에 진출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김종직의 문인으로 사장(詞章)을 중시하면서 치인(治人)하는 성향을 보였고, 과감하고 진취적인 현실 대응 자세를 보였습니다. 저서로는 탁영집(濯纓集)이 있으며, 시호는 문민(文愍)이고, 자계서원과 도동서원 등에 제향되었습니다.

 

   이 시는 사직하고 낙향하는 길에 한강을 건너면서 지은 작품입니다. 한 필의 말을 타고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한강을 건너는 화자의 모습에서 고향에 돌아가는 기쁨보다는 벼슬에 대한 미련감이 더욱 커 보입니다. 봄꽃은 한강 물결을 따라 흘러만 가고 버들은 괜히 화자의 심경을 대변해주는 것처럼 찡그린 듯 보입니다.

 

   보잘것없는 미천한 신하이지만 이제 가면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도 어렵습니다. 비록 지금은 낙향하고 있는 처지이지만, 다시 벼슬길로 돌아오고 싶다는 은근한 희망도 내비칩니다. 화자는 한양을 떠나면서 뒤돌아 남산을 돌아보니 봄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반응형

'교양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굉필, <독소학(讀小學)>  (0) 2023.04.07
김굉필, <노방송(路傍松)>  (0) 2023.04.07
정여창, <두견(杜鵑)>  (0) 2023.04.05
정여창, <안령대풍(鞍嶺待風)>  (0) 2023.04.05
유호인, <등조령(登鳥嶺)>  (0) 2023.04.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