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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서거정, <춘일(春日)>

by !)$@@!$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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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봄날(서거정)

 

금빛은 실버들에 들어오고 옥빛은 매화를 떠나는데

작은 연못의 새로운 물은 이끼보다 푸르네

봄 시름과 봄의 흥취 어느 것이 깊고 옅은가

제비가 오지 않아 꽃이 피지 않았네

 

■원문

春日(춘일), 徐居正(서거정)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小池新水碧於苔(소지신수벽어태)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제비

 

■글자풀이

  • 垂: 드리우다
  • 楊: 버드나무
  • 謝: 물러나다, 떠나다
  • 梅; 매화
  • 池: 연못
  • 碧: 푸르다
  • 苔: 이끼
  • 深: 깊다
  • 淺: 얕다
  • 燕: 제비

 

■감상

   서거정(1420-1488)의 자는 강중(剛中), 호는 사가정(四佳亭) 또는 정정정(亭亭亭)으로, 대구가 본관입니다. 조수(趙須)와 유방선(柳方善) 등에게 배웠으며, 천문(天文)과 지리(地理), 의약(醫藥)과 복서(卜筮), 성명(性命)과 풍수(風水) 등 다양한 학문세계를 이루었습니다.

 

   문장과 시에 뛰어나 서거정의 학풍은 15세기 관학(官學)의 분위기를 대변해 주었고,, 정치적으로도 훈신(勳臣)의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동문선(東文選)을 편찬하여 우리나라 한문학의 독자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형조판서, 좌참찬, 좌찬성 등을 역임하였으며, 시문집으로 사가집(四佳集)이 전해집니다.

 

   이 시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봄날의 경치를 읊고 있는 작품으로, 역대 모든 선집(選集)들에 거의 실려서 전해지는 작품입니다. 금빛을 띤 노란 버들과 겨울에 피었던 매화가 봄이 오자 서서히 지고 있습니다. 연못에 눈이 녹아 고인 물은 이끼보다 푸르고, 화자는 봄의 시름과 봄의 흥취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깊은 것인지 되묻기도 합니다.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아 꽃이 피지 않았으나 곧 제비도 날아오면 꽃이 필 것이고, 봄의 흥취 또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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