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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산사에서 밤에 읊조리다(정철)
우수수 낙엽 지는 소리에
비가 내리는 것이라 착각했네
스님 불러 문을 나가 보게 했더니
달이 시내 남쪽 나무에 걸려 있다네
■원문
山寺夜吟(산사야음), 鄭澈(정철)
蕭蕭落木聲(소소낙목성)
錯認爲疎雨(착인위소우)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글자풀이
- 蕭蕭: 나무가 흔들리는 모양
- 錯: 착각하다
- 認: 인지하다
- 疎: 성기다
- 呼: 부르다
- 掛: 걸다
■감상
정철(1536-1593)은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이며, 본관은 연일(延日)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윤선도, 박인로와 함께 국문학에서 3대 시인으로 손꼽힐 정도로, 그 이름이 높습니다. 1562년에 문과에 급제했고, 정적의 모함으로 유배생활을 하다가 임진왜란 때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작가가 산사(山寺)의 조용한 밤에 읊조리며 지은 오언절구의 작품입니다. 산속의 가을은 적막만 흐르기 때문에 낙엽 지는 소리도 요란하게 들리고, 마치 그 소리가 비가 내리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옆에서 자고 있는 스님을 불러 밖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리는지 보라고 했더니, 스님은 시내 남쪽에 달만 환하게 떠 있다고 말합니다. 청각-落木聲-과 시각-月掛-의 감각적 이미지가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화자는 조용한 산사에서 은일자(隱逸者)의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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