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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변계량, <신흥유감(晨興有感)>

by !)$@@!$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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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새벽에 감흥이 일어(변계량)

 

젊어서 유학하던 일 아득하더니

다만 명예의 길을 향해 쉼 없이 달렸네

어젯밤 등불 앞에서 매우 서글퍼지니

빗소리는 한 해의 가을과 이별하는 듯

 

■원문

晨興有感(신흥유감), 卞季良(변계량)

 

早年遊學也悠悠(족년유학야유유)

只向名途走不休(지향명도주불휴)

昨夜燈前倍惆悵(작야등전배추창)

雨聲如別一年秋(우성여별일년추)

 

빗방울

 

■글자풀이

  • 晨: 새벽
  • 悠悠: 아득한 모양
  • 途: 길
  • 倍: 곱, 갑절
  • 惆: 슬퍼하다
  • 悵: 슬퍼하다
  • 別: 이별하다

 

■감상

   변계량(1369-1430)의 자는 거경(巨卿), 호는 춘정(春亭)으로, 밀양(密陽)이 본관입니다. 어려서부터 고시를 외우고 글을 지으면서 총명함을 인정받았고, 1382년에 진사시, 이듬해에 생원시에도 합격하였습니다. 여말선초(麗末鮮初)에 정도전, 권근으로 이어지는 관각문학가(館閣文學家)의 대표적 인물이고, 수문전제학, 의정부참찬, 대제학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화산별곡(華山別曲)>, <태행태상왕시책문(太行太上王諡冊文)>을 지어서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찬양하였고, 저서로는 춘정집이 전해집니다.

 

   이 시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감흥을 읊은 작품으로, 자신의 지나온 삶을 회고하고 회한에 잠겨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을비 내리는 밤에 시인은 등불에 의지한 채 과거의 공부하던 일들을 회상합니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생각해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명예만 집착하고 큰 일을 이룬 것이 없어서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비는 겨울을 재촉하면서 이제 한 해도 마무리할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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