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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가을에 짓다(정철)
산비가 밤에 대나무를 울리니
풀벌레가 가을에 침상으로 다가오네
흐르는 세월을 어찌 잡으랴
백발이 자라는 것을 금할 수 없다네
■원문
秋日作(추일작), 鄭澈(정철)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
草虫秋近床(초충추근상)
流年那可駐(유년나가주)
白髮不禁長(백발불금장)
■글자풀이
- 虫: 벌레
- 床: 침상
- 那: 어찌
- 駐: 머무르다
- 禁: 금하다
■감상
정철(1536-1593)은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이며, 본관은 연일(延日)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윤선도, 박인로와 함께 국문학에서 3대 시인으로 손꼽힐 정도로, 그 이름이 높습니다. 1562년에 문과에 급제했고, 정적의 모함으로 유배생활을 하다가 임진왜란 때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강직하고 청렴하나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으며, 정치가이기보다는 예술가로서의 재질을 발휘하여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 등의 가사 작품과 107수의 시조가 전합니다. 저서로는 《송강집》과 《송강가사》가 전해지며, 시호는 문청(文淸)입니다.
이 작품의 계절적 배경은 가을이고, 시간적 배경은 밤입니다. 산에 비가 내리고 빗방울이 대숲을 울리며, 가을의 풀벌레 소기라 침상 가까이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벌써 가을이 왔으니 한 해가 저물 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 백발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시간의 야속한 흐름을 통해 인생무상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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