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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산사에서 밤에 읊다(정철)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소리를
성긴 빗소리로 잘못 알고서
스님 불러 문밖에 나가 보라 했더니
시냇가 남쪽 가지에 달이 걸렸다네
■원문
山寺夜吟(산사야음), 鄭澈(정철)
蕭蕭落葉聲(소소낙엽성)
錯認爲疏雨(착인위소우)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글자풀이
- 蕭蕭: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 의성어
- 錯認: 잘못 오해하여 알다
- 疏雨: 성긴 빗소리, 빗방울이 가끔씩 떨어지는 비
- 爲: ~이다
- 掛: 걸다
- 溪: 시내
■감상
정철(1536-1593)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입니다. 훈훈한 인간미, 강호 산수의 자연미를 노래한 작품이 많고, 국문학사에서 가사 문학의 대가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성산별곡>,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의 가사 네 작품과 시조 107수 등의 훌륭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1구의 낙엽이 진다는 표현을 통해서 계절적 배경이 가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을바람에 쓸쓸하게 지는 낙엽이 가끔씩 내리는 빗소리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할 정도로 비슷합니다. 낙엽 지는 소리를 빗소리로 오해한 작가는 동자승을 불러서 밖을 나가보라고 합니다.
마지막 4구에 나타난 동자의 대답이 재미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말 대신에 달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는 재치 있는 표현으로 대답을 합니다. 쓸쓸한 가을 정취가 사미승의 대답으로 인해 선선한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는 듯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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