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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임제, <말없이 이별하다>

by !)$@@!$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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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말없이 이별하다(임제)

 

열다섯 아리따운 소녀가

남이 부끄러워 말없이 이별하고

돌아와 중문을 닫아 걸고서

배꽃에 걸린 달을 바라보며 흐느끼네

 

■원문

無語別(무어별), 林悌(임제)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글자풀이

  • 越溪女: 아름다운 미녀 상징
  • 羞: 부끄럽다
  • 掩: 닫다
  • 重門: 대문 안에 있는 문
  • 泣: 울다

■감상

  이 시는 임제(1549-1587)의 5언절구 작품으로, 규원(閨怨)이라는 부제로도 불립니다. 임제는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당대 명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시풍이 호방하고 시원해서 후대에도 널리 애송되고 있는 시입니다.

 

  임과 이별하는 열다섯의 아리따운 소녀는 남들의 눈에 띌까 부끄러워서 한마디 말도 제대로 못한 상태로 이별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집에 돌아와 달을 보며 그때서야 자신의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며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별의 슬픈 상황에서 많은 말을 전하지 않아도 절제된 언어를 통해 슬픔의 감정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섬세한 내면을 그려낸 것과 작가의 여타 시풍과는 다른 감각적, 심미적 표현이 인상깊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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