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양한문

장구령, <감우(感遇)4>

by !)$@@!$ 2023. 5. 31.
반응형

■해석

느낀 바가 있어(장구령)

 

강남의 붉은 귤은

겨울이 지나도 푸른 숲을 이루네

어찌 이곳 땅이 따뜻하기 때문일까

스스로 추위를 이겨내는 마음 때문이라네

귀한 손님에게 드리고 싶지만

길이 험하고 머니 어찌할 것인가

운명은 우연히 만나는 것일 뿐

돌고 돌아서 좇을 수 있는 게 아니라네

부질없이 복숭아와 자두나무 심으라 말하지만

이 나무에도 어찌 쉴 만한 그늘이 없을까

 

■원문

感遇(감우), 張九齡(장구령)

 

江南有丹橘(강남유단귤)

經冬猶綠林(경동유록림)

豈伊地氣暖(기이지기난)

自有歲寒心(자유세한심)

可以薦嘉客(가이천가객)

奈何阻重深(내하조중심)

運命惟所遇(운명유소우)

循環不可尋(순환불가심)

徒言樹桃李(도언수도리)

此木豈無陰(차목기무음)

 

귤나무

 

■글자풀이

  • 橘: 귤
  • 豈: 어찌
  • 伊: 이, 그
  • 薦: 천거하다
  • 嘉客: 귀한 손님(군주)
  • 奈: 어찌
  • 阻: 험하다
  • 遇: 만나다
  • 尋: 찾다
  • 徒言: 다만 ~라고 말하다
  • 桃李: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

 

■감상

   장구령(678-740)은 자는 자수(子壽), 당나라 현종 때의 대신이자 시인입니다. 중종 경룡연간(707-710)에 진사가 되어 교서랑, 종서사인, 기주자사 등을 거쳤고, 736년에는 이임보의 참소에 의해 형주대도독부장사로 좌천되기도 하였습니다. 일찍이 안녹산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현종이 그의 선견지명을 칭찬했다고도 합니다.

 

   문학사에서도 진자앙(陳子昂)을 계승하여 시의 복고에 힘썼고, 저서로는 당승상곡강장선생문집20, 천추금경록5권이 있습니다. 시호는 문헌(文獻)이고, 소주 곡강(曲江, 지금의 광둥성) 사람이라서, 당시의 세인(世人)들은 장곡강(張曲江)으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붉은 귤을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은근히 드러낸 작품입니다. 회남의 귤을 회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의 성어를 인용하여 자신의 굳은 절개와 충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충성스러운 마음이 임금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다만 9행의 도리(桃李)’를 통해 보이는 것처럼 이림보와 우선객 같은 소인배들과 경쟁하면서까지 조정에 나아갈 마음은 없다고 합니다. 조정에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간신배들과 어울리지 않으려는 시인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