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느낀 바가 있어(장구령)
깊은 숲에 홀로 은거하면서
속세의 잡념 씻어내니 마음이 깨끗하네
이 심정 높이 나는 새에게 알려
내 마음이 세상에 널리 전해지길 바라네
밤낮으로 빈 뜻을 품고 사니
지극한 이 정성을 누가 알겠는가
날고 가라앉는 이치 절로 멀어지니
어디서 이 정성을 위로받을까
■원문
感遇(감우), 張九齡(장구령)
幽林歸獨臥(유림귀독와)
滯慮洗孤淸(체려세고청)
持此謝高鳥(지차사고조)
因之傳遠情(인지전원정)
日夕懷空意(일석회공의)
人誰感至精(인수감지정)
飛沈理自隔(비침리자격)
何所慰吾誠(하소위오성)
■글자풀이
- 感遇: 일이 지난 후에 느낀 바를 적다
- 滯慮洗: 속세의 잡념을 씻다
- 日夕: 조석(朝夕)
- 飛沈: 날고 가라앉음, 현달과 은퇴
- 隔: 멀어지다
- 誠: 임금을 그리워하는 정성
■감상
장구령(678-740)은 자는 자수(子壽)로, 당나라 현종 때의 대신이자 시인입니다. 중종 경룡연간(707-710)에 진사가 되어 교서랑, 종서사인, 기주자사 등을 거쳤고, 736년에는 이임보의 참소에 의해 형주대도독부장사로 좌천되기도 하였습니다. 일찍이 안녹산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현종이 그의 선견지명을 칭찬했다고도 합니다.
문학사에서도 진자앙(陳子昂)을 계승하여 시의 복고에 힘썼고, 저서로는 ≪당승상곡강장선생문집≫ 20권, ≪천추금경록≫ 5권이 있습니다. 시호는 문헌(文獻)이고, 소주 곡강(曲江, 지금의 광둥성) 사람이라서, 당시의 세인(世人)들은 장곡강(張曲江)으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시인이 형주에 좌천되어 있을 때, 또는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은거했을 때 지은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시인은 깊은 숲속에서 혼자 지내며 속세와는 절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속세의 온갖 잡념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심경을 새에게 알려 세상에 널리 전해지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시인은 항상 이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니 지극한 이내 정성을 누가 알겠냐며 세속적 욕망을 비워낸 모습입니다. 현달하는 출세와 물러나는 은퇴의 이치는 저절로 멀어져가고 있으니, 자신의 이러한 마음을 어디서 위로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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