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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황진이, <상사몽(相思夢)>

by !)$@@!$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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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상사몽(황진이)

 

서로 그리워 만나는 건 다만 꿈에 의지할 뿐이니

내가 임을 찾으러 갈 때 임은 날 찾아오네

바라건대 아득한 다른 날 밤 꿈에

동시에 같이 일어나 길에서 만나기를

 

■원문

相思夢(상사몽), 黃眞伊(황진이)

 

想思相見只憑夢(상사상견지빙몽)

儂訪歡時歡訪儂(농방환시환방농)

願使遙遙他夜夢(원사요요타야몽)

一時同作路中逢(일시동작로중봉)

 

 

■글자풀이

  • 只: 다만
  • 憑: 기대다, 의지하다
  • 儂: 나(1인칭)
  • 訪: 찾다, 방문하다
  • 願: 원하다
  • 遙: 멀다
  • 逢: 만나다

 

■감상

   황진이(?-?)는 정확한 생몰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재색(才色)을 겸비한 조선시대 최고의 명기(名妓)입니다. 선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시나 시조를 지었고, 가곡에도 뛰어났으며, 가야금의 묘수(妙手)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미모와 활달한 성격, 청아한 소리와 예술적 재능으로 인해 박연폭포, 서경덕과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일컬어지기도 했습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이라는 시조를 비롯하여 총 8수의 시조를 남겼고, <별김경원>, <영반월>, <송별소양곡>, <박연> 등의 한시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현실에서 볼 수가 없다면 그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 작품은 임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꿈에 기대서라도 의지하고픈 화자의 간절한 바람이 나타나 있는 칠언절구의 작품입니다. 화자는 현실에서는 임을 서로 만나볼 수가 없기에 꿈속에서라도 만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달리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택한 방법이지만, 꿈속에서도 내가 임을 만나러 갈 때 임은 나를 보러 오기 때문에 그마저 길이 엇갈려 못 만나고 맙니다.

 

   화자가 오직 바라는 것은 꿈속에서 만날 때 서로가 동시에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 길에서 함께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꿈에서마저 임과 엇갈리고 마는 화자의 안타까움과 서로가 꼭 만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꿈을 매개로 하여 잘 나타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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