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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권필, <창랑정(滄浪亭)>

by !)$@@!$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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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창랑정(권필)

 

부들자리는 적막하고 향불은 가물가물

홀로 신선의 경전을 들고 조용히 바라보네

강가 누각에 밤기운 서늘하고 소나무에 달이 밝아

물가의 새는 대나무 난간으로 날아오르네

 

■원문

滄浪亭(창랑정), 權韠(권필)

 

蒲團岑寂篆煙殘(포단잠적전연잔)

獨抱仙經靜裏看(독포선경정리간)

江閣夜涼松月白(강각야량송월백)

渚禽飛上竹闌干(저금비상죽난간)

 

소나무

 

■글자풀이

  • 蒲: 부들, 왕골
  • 團: 덩어리
  • 岑寂: 적막하다, 고요하다
  • 篆煙: 전자(篆子) 모양으로 꼬불꼬불 올라오는 향로의 연기
  • 經: 경전
  • 涼: 서늘하다
  • 渚: 물가
  • 禽: 날짐승
  • 闌: 난간

 

■감상

   권필(1569-1612)의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이며 안동이 본관입니다. 정철의 문인으로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평생 벼슬하지 않고 야인으로 지냈습니다. 동료 문인들이 제술관(製述官)과 동몽교관(童蒙敎官)으로 추천한 적이 있으나 나아가지 않고, 강화에서 유생을 가르치며 생활했습니다.

 

   평생 술과 시로 낙을 삼으며 지냈고, 젊을 때에는 이안눌과 함께 정철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임진왜란 때 주전론을 주장했고, 시재가 뛰어나서 자기 성찰을 통한 울분과 갈등, 잘못된 사회상을 풍자하는 글을 많이 썼습니다.. 저서로는 석주집(石洲集)이 있고, 한문소설인 <주생전(周生傳)>이 전합니다.

 

   이 시는 전북 동복에 있는 창랑정이라는 정자에 올라서 주변의 경치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부들로 만든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향불을 피우고 신선들이 본다는 경전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밤이 되자 강가에 있는 누각은 서늘하고 소나무에 걸린 달은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때맞춰 물가에서 노닐던 새들도 창랑정 난간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에서 정자 주변의 조용하고도 한가로운 정서를 잘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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