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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김정, <증석도심(贈釋道心)>

by !)$@@!$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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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도심 스님에게 주다(김정)

 

비로봉에 해가 지니

동해 바다는 먼 하늘에 아득하네

푸른 바위에 불을 피워 자고

소매 이어 푸른 안개 속으로 내려오네

 

■원문

贈釋道心(증석도심), 金淨(김정)

 

落日毗盧頂(낙일비로정)

東溟杳遠天(동명묘원천)

碧巖敲火宿(벽암고화숙)

連袂下蒼煙(연몌하창연)

 

동해 바다

 

■글자풀이

  • 釋: 스님
  • 毗盧: 비로봉(금강산의 최고봉)
  • 溟: 바다
  • 杳: 아득하다, 멀다
  • 碧: 푸르다
  • 巖: 바위
  • 敲: 두드리다
  • 袂: 소매
  • 창: 푸르다
  • 煙: 안개

 

■감상

   김정(1486-1521)의 자는 원충(元冲), 호는 충암(冲菴고봉(孤峯)이며, 경주가 본관입니다. 1507년에 증광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해 관직에 나아가 이조정랑, 순창군수, 형조판서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사림세력을 중앙정계에 추천했고, 조광조의 정치적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조광조와 함께 사림파의 대표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해 미신타파, 향약 실시, 정국공신의 위훈삭제 등과 같은 개혁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중종의 왕후인 신씨의 복위를 주장하다가 보은에 유배되었고, 이후 기묘사화 때 제주도로 유배되었다가 다시 신사무옥(辛巳誣獄)에 연류되어 사약을 받고 죽었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1516년 가을에 금강산에 들어갔을 때 도심이라는 스님에게 준 오언절구의 시입니다. 해질 녘 금강산 비로봉에는 서서히 그늘이 지고, 동해 바다 먼 하늘은 아득하기만 합니다. 푸른 바위 위에 불을 지펴 잠을 자고, 아침 안갯속을 뚫고 산에서 나란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시각적인 심상만으로 시상을 전개하면서 송시풍(宋詩風)을 잘 따랐기에, 윤휴(尹鑴)풍악록(楓岳錄)에서 이 시를 우리나라 고금의 작품들 중에서 전무후무할 정도로 가장 빼어난 작품이라고 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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