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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이매창, <자한(自恨)>

by !)$@@!$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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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자신을 한하며(이매창)

 

봄 날씨 차가워 얇은 옷을 꿰매는데

사창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네

머리 숙여 손길 가는 대로 맡겨

구슬 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 적시네

 

■원문

自恨(자한), 李梅窓(이매창)

 

春冷補寒衣(춘랭보한의)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실과 바늘

 

■글자풀이

  • 補: 꿰매다, 보수하다
  • 紗窓: 깁으로 바른 창
  • 照: 비추다
  • 淚: 눈물
  • 滴: 방울지다, 물방울

 

■감상

   이매창(1573-1610)의 자는 천향(天香), 호는 매창(梅窓)이며, 본명은 이향금(李香今)입니다. 계유년에 태어나서 계생(癸生), 또는 계량(癸娘, 桂娘)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났고, 당대의 문사인 유희경, 허균, 이귀 등과 어울렸습니다. 유희경의 문집에 계랑에게 준 시가 10여 편 전하고, 허균의 성소부부고에도 계랑과 시를 주고받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가늘고 여성적 어조의 시풍과 정서를 읊은 것이 특징이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자유자재로 시를 구사하였습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춘원(春怨)>, <추사(秋思)>, <자한(自恨)> 등이 유명하며, 개성의 기생인 황진이와 조선 명기의 쌍벽을 이루었습니다.

 

   이 시는 자기 스스로를 한탄하는 작품인데, 내용으로 보아 대상과의 헤어짐이 마치 자신의 탓인 것처럼 한하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대상은 천민 출신이었던 유희경(劉希慶)으로,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봄은 왔지만 그대가 없는 봄날은 아직 춥게만 느껴져 얇은 옷을 꿰매어 수선하고, 그나마 사창에는 따스한 햇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화자는 떠나는 임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만 떨군 채 바느질하며 구슬 같은 눈물만 흘리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떠나는 임을 잡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그리움으로 인한 서러움의 눈물만이 진하게 배어 나오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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