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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스무나무 아래(김병연)
스무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가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밥을 얻어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집에 가서 설은 밥 먹는 것만 못하네
■원문
二十樹下(이십수하), 金炳淵(김병연)
二十樹下三十客(이십수하삼십객)
四十村中五十食(사십촌중오십사)
人間豈有七十事(인간기유칠십사)
不如歸家三十食(불여귀가삼십사)
■글자풀이
-二十樹: 스무나무, 느티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三十: 서른, '서러운'과 발음이 유사하여 차용
-四十: 마흔, '망할'과 발음이 비슷하여 차용
-五十: 쉰
-食: 밥
-七十: 일흔, '이런'과 발음이 비슷하여 차용
-不如: ~만 같지 못하다
-三十: 서른, '설은(설익은)'과 발음이 유사하여 차용
■감상
흔히 김삿갓이라고 불리는 시인인 김병연(1807-1863)의 작품입니다. 젊어서부터 전국을 유랑한 방랑 시인으로 풍자와 해학, 재치 있는 시를 많이 쓴 작가입니다.
칠언 절구의 이 시는 이른바 희작시(戱作詩)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희작시는 작품에 풍자와 재미를 더한 것으로, 조선 후기에 전통적인 한시 작법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변형된 형식입니다.
한문으로 된 한시를 우리말로 읽어내게 한 풍자의 묘미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작가는 전국을 기행하면서 시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고통과 설움, 힘든 방랑 생활을 본인만의 직설적인 해학으로 풀어낸 것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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