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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김병연, <이십수하>

by !)$@@!$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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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스무나무 아래(김병연)

 

스무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가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밥을 얻어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집에 가서 설은 밥 먹는 것만 못하네

 

■원문

二十樹下(이십수하), 金炳淵(김병연)

 

二十樹下三十客(이십수하삼십객)

四十村中五十食(사십촌중오십사)

人間豈有七十事(인간기유칠십사)

不如歸家三十食(불여귀가삼십사)

 

■글자풀이

-二十樹: 스무나무, 느티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三十: 서른, '서러운'과 발음이 유사하여 차용

-四十: 마흔, '망할'과 발음이 비슷하여 차용

-五十: 쉰

-食: 밥

-七十: 일흔, '이런'과 발음이 비슷하여 차용

-不如: ~만 같지 못하다

-三十: 서른, '설은(설익은)'과 발음이 유사하여 차용

 

■감상

  흔히 김삿갓이라고 불리는 시인인 김병연(1807-1863)의 작품입니다. 젊어서부터 전국을 유랑한 방랑 시인으로 풍자와 해학, 재치 있는 시를 많이 쓴 작가입니다.

 

  칠언 절구의 이 시는 이른바 희작시(戱作詩)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희작시는 작품에 풍자와 재미를 더한 것으로, 조선 후기에 전통적인 한시 작법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변형된 형식입니다.

 

  한문으로 된 한시를 우리말로 읽어내게 한 풍자의 묘미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작가는 전국을 기행하면서 시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고통과 설움, 힘든 방랑 생활을 본인만의 직설적인 해학으로 풀어낸 것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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