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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자신을 이기는 공부

by !)$@@!$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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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비교하여 자기를 이기는 학문을 하라

 

■해석

  군자가 하는 공부(학문)은 자기를 위함일 따름이다. 이른바 자기를 위함이라는 것은 곧 장경부가 일찍이 말한 바 "인위적으로 조장함이 없이 저절로 그러함"이다. 가령 깊은 산과 무성한 숲의 가운데에 어떤 하나의 난초가 있어서 하루종일 향기를 내뿜지만 그 난초 자신은 스스로 그것이 향기가 되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 바로 군자의 '자기를 위함'의 뜻에 맞는 것이다.

 

■원문

君子之學(군자지학)은 爲己而已(위기이이)니라

所謂爲己者(소위위기자)는 卽張敬夫所謂無所爲而然也(즉장경부소위무소위이연야)니

如深山茂林之中(여심산무림지중)에 有一蘭艸(유일난초)하여 終日薰香(종일훈향)이로되

而不自知其爲香(이부자지기위향)이 正合於君子爲己之義(정합어군자위기지의)니라.

-≪퇴도선생언행록≫

 

■글자풀이

-爲己: 자기를 위하다, '위기지학'은 도덕적 주체로서의 자아의 정립과 완성을 위한 참된 공부를 말함

-而已: 한정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사

-所謂: 이른바

-卽: 바로, 곧

-張敬夫: 중국 송나라 성리학자인 장식(張栻)을 말함.

-茂: 우거지다, 성하다

-艸: '草'의 고자(古字)

-薰: 향기나다, 향초

-正合於~: 바로 ~에 부합하다, '正'은 바로, 정히

▣퇴도선생언행록: 퇴계 이황(1501-1570)의 평상시 행적과 처사, 제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을 기록한 책. 

 

대학생들의 시험 모습

■감상

  위기지학은 ≪논어≫, <헌문>편에는 "옛날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배웠지만, 오늘날은 남을 위해서 한다(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라는 문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위기지학'은 자신의 내면을 충실하게 하는 공부를 말하고, '위인지학'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를 말합니다. 전자는 과거의 나와 비교해가며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합니다. 후자는 타인과 비교해가며 경쟁에서의 승리만 목적으로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공부는 모두가 위기지학이었습니다. 지혜와 덕성을 실천하여 학문의 본질을 구현하고자 노력하였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굳이 내세우거나 드러내지 않아도 난초의 훈향처럼 퍼져나가서 저절로 알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상들의 공부법을 보면서 현대의 우리들은 스스로를 반성하게 됩니다.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회적 지위와 명망을 얻기 위해, 타인을 밟고 올라가야 했던 공부들이 과연 어떤 가치를 불러오게 될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위기지학

 

  현대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필수불가결의 원칙이 바로 '경쟁'입니다. 무한경쟁을 통해서 승리의 성취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성취감을 느낄 심리적 여유도 없이 또 다른 경쟁에 돌입하게 되면서 무한경쟁의 틀 속에 갇히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여유를 부리거나 한눈을 팔면 바로 퇴보하게 되고, 루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가끔씩은 현대의 내 모습을 돌아보면서 살아가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타인과의 경쟁에 너무 혈안이 되지 말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려고 하는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자신을 이기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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