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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차천로, <강야(江夜)>

by !)$@@!$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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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밤이 든 강가에(차천로)

 

밤이 조용해 물고기가 낚싯대에 뛰어오르는 소리 들리고

물결이 깊어서 달빛이 배에 가득하네

남쪽으로 떠나는 기러기 한 소리가

가을의 바다와 산을 울면서 보내네

 

■원문

江夜(강야), 車天輅(차천로)

 

夜靜魚登釣(야정어등조)

波深月滿舟(파심월만주)

一聲南去雁(일성남거안)

嗁送海山秋(제송해산추)

 

밤낚시

 

■글자풀이

  • 靜: 고요하다
  • 釣: 낚다
  • 雁: 기러기
  • 嗁: 울다

 

■감상

   차천로(1556-1615)의 자는 복원(復元), 호는 오산(五山)이며, 연안이 본관입니다. 1577년에 알성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고, 이후 1583년에는 문과중시에도 급제하였습니다. 1586년에 고향 사람인 여계선(呂繼先)의 과거시험 표문(表文)을 대리작성하여 유배를 갔다가, 1588년에 문재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사면되었습니다.

 

   명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담당하여 문재(文才)가 명나라에까지 떨쳐 동방문사(東方文士)라는 칭호를 얻었고, 시에도 능해서 간이 최립의 문장, 한호의 글씨 등과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고 일컬어졌습니다. 아버지 차식(車軾)과 동생 차운로(車雲輅)와 더불어 삼소(三蘇)’라 불리기도 했으며, 저서에는 오산집이 있습니다.

 

   이 시는 밤이 든 강가에 찾아온 늦가을의 정취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자 강가는 적막해져서 고기들이 낚싯대로 뛰어오르는 소리까지 들리고, 잔잔한 물결에 물속까지 달이 비칠 정도로 달빛이 가득합니다. 남쪽으로 날아가며 우는 기러기는 이제 곧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온다는 신호인 듯하기도 합니다. 오언절구의 짧은 형식 속에 화자의 담담한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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