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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이달, <화매(畵梅)>

by !)$@@!$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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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매화 그림을 보고(이달)

 

부풀어 오른 오랜 등걸만 있나 했더니

찬 향기가 매화인 걸 알았네

어젯밤 눈과 서리 속에서도

오히려 한 가지가 피어났구나

 

■원문

畵梅(화매), 李達(이달)

 

擁腫古槎在(옹종고사재)

寒香知是梅(한향지시매)

前宵霜雪裏(전소상설리)

尙有一枝開(상유일지개)

 

매화

 

■글자풀이

  • 擁腫: 부풀어 오른 모양
  • 槎: 나뭇가지
  • 宵: 밤
  • 裏: 속, 안
  • 尙: 오히려

 

■감상

   이달(1539-1612)의 자는 익지(益之), 호는 손곡(蓀谷)이며 홍주가 본관입니다. 당시 유행하는 송시(宋詩)를 배웠고, 정사룡(鄭士龍)으로부터 두보의 시도 배웠습니다. 또한 이백, 왕유, 맹호연의 시에서 나타나는 오묘한 이치와 작품 세계를 깨달아 당시(唐詩)도 열심히 익혔습니다.

 

   시풍이 비슷한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과 시사(詩社)를 맺었고, 이들을 아울러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고도 합니다. 이달은 서자였기 때문에 신분의 제약에서 생기는 울적한 심정과 상처를 기본 정조로 하였지만, 따뜻한 시어들도 많이 구사하였습니다. 제자 허균은 <손곡산인전>에서 이달의 시는 맑고도 새로웠고, 아담하고도 고왔다(淸新雅麗)”라며 극찬하였으며, 시집으로는 손곡집이 전해집니다.

 

   이 시는 매화 그림을 보고 지은 제화시(題畫詩)입니다. 제화시는 그림의 제목과 관련한 시를 지어 화면에 적은 글을 말합니다. 추운 겨울, 뜰에 서 있는 나무에는 울퉁불퉁하게 혹처럼 생긴 것이 등걸인 줄로만 알았는데, 화자는 차가운 향기를 풍기는 것을 보고 매화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어젯밤에 눈과 서리가 몰아치던 차가운 날씨에도 꿋꿋하게 이겨내고 가지에서 꽃 하나를 피워내는 모습이 자연의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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