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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최립, <시월망우후(十月望雨後)>

by !)$@@!$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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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시월 보름 비 내린 후에(최립)

 

일 년 동안 장맛비 내린 뒤에 가을이 왔다 하여

현명이 너무 무정하다고 말하지는 말게나

늑장만 부리는 조정의 구제 정책과 같으니

굶주릴 때 처리할 일들을 죽을 때 돼서야 시행하네

 

■원문

十月望雨後(시월망우후), 崔岦(최립)

 

一年霖雨後西成(일년림우후서성)

休說玄冥太不情(휴설현명태부정)

正叶朝家荒政晩(정협조가황정만)

飢時料理死時行(기시요리사시행)

 

논벼

 

■글자풀이

  • 望: 보름
  • 霖: 장마
  • 玄冥: 겨울 귀신의 이름
  • 叶: 맞다, 화합하다
  • 荒政: 백성 구제 정치
  • 晩: 늦다
  • 飢: 굶주리다
  • 料理: 처리하다

 

■감상

   최립(1539-1612)의 자는 입지(立之), 호는 간이(簡易동고(東皐)이며, 통천이 본관입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타고난 능력을 바탕으로, 1559년 식년문과에 장원급제하였습니다. 공주목사, 승문원제조 등의 벼슬을 지냈고, 1594년 주청부사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왔습니다.

 

   당대 일류 문장가로 인정을 받아 중국과의 외교문서 작성에 참여했고, 중국의 문장가인 왕세정(王世貞)과 학문을 이야기하며 중국 학자들로부터 명문장가라는 칭송도 들었습니다. 최립은 의고문체(擬古文體)에 뛰어났고 글씨에도 뛰어나 송설체(松雪體)로 일가를 이루었으며, 문집으로는 간이집이 있습니다.

 

   이 시는 10월 보름이 지난날,, 통진(현 경기도 김포)에 은거할 때 내리는 비를 보며 지은 작품입니다. 계절적으로는 곧 겨울이 다가올 시기인데도 지속적으로 내린 장맛비로 인해 곡식은 제대로 성장하지를 못했지만, 하늘을 원망하기보다는 정책을 제때 시행하지 않은 조정을 원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늑장만 부린 구황(救荒) 정책으로(救荒) 수많은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칠언절구의 짧은 형식이지만, 작가의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잘 드러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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