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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건덕강에 묵다(맹호연)
안개 낀 물가에 배를 대니
저물녘 나그네 시름이 새롭네
들판의 하늘은 나직이 나무에 걸리고
맑은 강물 위로 달은 사람에게 가깝네
■원문
宿建德江(숙건덕강), 孟浩然(맹호연)
移舟泊烟渚(이주박연저)
日暮客愁新(일모객수신)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글자풀이
- 泊: 배를 대다
- 烟: 안개
- 渚: 물가
- 暮: (날이)저물다
- 愁: 근심
- 曠: 밝다
- 低: 낮다
■감상
맹호연(689-740)은 중국 당나라의 시인으로, 자도 이름과 같은 호연이며, 호는 녹문거사(鹿門居士)입니다. 녹문산에 살면서 자연을 노래한 시들을 많이 지었습니다. 왕유, 장구령 등과 사귀었으며, 시풍이 비슷한 왕유와 함께 산수 시인의 대표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서에는 ≪맹호연집≫ 4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건덕강은 절강성(浙江省) 건덕현에 위치해 있으며, 신안강(新安江)이라고도 합니다. 시인은 배를 타고 가다가 안개가 자욱한 건덕강 모래톱에 배를 대었고, 날이 저물자 수심(愁心)이 일어납니다.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들판, 하늘과 나무가 닿을 듯한 광경을 마주하며 더욱 쓸쓸한 마음이 들지만, 마지막 구에서 강물에 비친 달을 보며 사람이 잡을 만큼 가까워졌다면서 친근한 달로 고독감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송나라 엄우(嚴羽)가 맹호연의 시를 "오랫동안 읊어보면 악기의 음률과도 같다"라고 한 이유를 알게 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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