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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밤(이산해)
한 배에서 세 자식을 낳으니
가운데 놈은 양 얼굴이 평평하네
가을이 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떨어지니
아우라 하기 어렵고 또 형이라 하기도 어렵구나
■원문
栗(율), 李山海(이산해)
一腹生三子(일복생삼자)
中者兩面平(중자양면평)
秋來先後落(추래선후락)
難弟又難兄(난제우난형)
■글자풀이
- 栗: 밤
- 平: 평평하다
- 難: 어렵다
■감상
이산해(1539-1609)는 목은 이색의 7대손으로, 자는 여수(汝受), 호는 아계(鵝溪)이며, 한산(韓山)이 본관입니다. '산해'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중국 산해관(山海關)에서 태몽을 꾸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1561년 관직에 나가 우의정과 영의정 등을 지냈고, 1592년에 탄핵되어 유배갔다가 영돈녕부사로 복직했습니다. 김시습의 문집 서문을 지었고, 초서와 산수묵도(山水墨圖)에 뛰어났습니다.
이 시는 가을에 떨어진 밤을 노래한 영물시(詠物詩)로 오언절구의 한시입니다. 홍만종의 ≪소화시평≫에 보면 이산해가 이 시를 7살 때 지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시문에 뛰어났습니다. 보통 밤송이 안에는 세 톨이 들어가 있는데, 가운데 밤은 두 면이 평평한 모양입니다. 가을이 되어 밤톨이 땅으로 떨어졌는데, 어느 것이 형이고 아우인지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밤송이를 사람의 자식에 비유한 시상이 해학적 요소를 가미하여 재미있게 표현하였고, 마지막 구절에서는 '난형난제'라는 사자성어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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