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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허난설헌, <강남곡>

by !)$@@!$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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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강남의 노래(허난설헌)

 

남들은 강남의 즐거움을 말하지만

나는 강남의 근심을 본다네

해마다 모래 포구에서

애타게 돌아오는 배만 바라보네

 

■원문

江南曲(강남곡), 許蘭雪軒(허난설헌)

 

人言江南樂(인언강남락)

我見江南愁(아견강남수)

年年沙浦口(연년사포구)

腸斷望歸舟(장단망귀주)

 

■글자풀이

  • 江南: 중국 양쯔강 이남 지역
  • 愁: 근심
  • 年年: 해마다
  • 腸: 창자
  • 斷: 끊어지다, 몹시 슬픈 모습
  • 望: 바라보다

 

 

■감상

   허난설헌(1563-1589)은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화가로,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蘭雪軒)이며, 본명은 초희(楚姬)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길동전>의 작가인 허균의 누이로,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시재(詩才)를 보였고, 서화에도 능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운한 삶을 살았습니다. 결혼생활의 불행, 자녀의 죽음, 허균의 귀양 등으로 불행했던 시간들을 시를 지으며 보냈지만, 27세의 나이로 요절했습니다. 사후에 허균이 엮은 <난설헌집>이 중국과 일본에서도 명성을 알렸고, 현재 213수의 시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는 여인의 아픔이 잘 드러난 오언절구의 한시입니다. 강남곡은 중국 한나라 때 민간에서 부르던 노래를 모두 통칭하는 제목이며, 강남은 따뜻하고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보통 따뜻한 봄날에 남녀의 사랑 노래가 많습니다. 시인은 누구에게는 즐거운 강남이 자신에게는 근심의 공간이라고 합니다. 똑같은 장소도 바라보는 주체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겠죠. 해마다 이별을 하는 포구에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픔을 안고 애타게 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자의 삶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여성으로서의 고통과 애절함도 여실히 읽어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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