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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이색, <부벽루>

by !)$@@!$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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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부벽루에서(이색)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텅 빈 성엔 조각달 떠 있고

천 년 구름 아래 돌은 늙었네

기린마는 떠나간 뒤에 돌아오지 않으니

천손은 지금 어느 곳에서 노니는가

돌계단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을 부니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원문

浮碧樓(부벽루), 李穡(이색)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麟馬去不返(인마거불반)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長嘯倚風磴(장소의풍등)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글자풀이

  • 昨: 어제
  • 暫: 잠시, 잠깐
  • 空: 비다
  • 麟馬: 고구려 동명왕이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기린마
  • 返: 돌아오다
  • 嘯: 휘파람 불다
  • 倚: 의지하다
  • 磴: 돌 비탈길

 

누각

 

■감상

   이색(1328-1396)은 고려 말의 학자이자 문신으로, 자는 영숙(潁叔), 호는 목은(牧隱)입니다. 아버지는 이제현의 문인인 이곡(李穀)이며, 시호는 문정(文靖)입니다. 성리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고, 정도전·하륜·권근 등 조선 왕조 창업에 큰 역할을 한 제자들을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야은 길재, 포은 정몽주와 함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졌으며, 저서에는 ≪목은문고≫, ≪목은시고≫가 있습니다.

 

   이 시는 작가가 평양의 부벽루에서 고구려의 영화로웠던 시절들을 회상하며 느낀 감회를 쓴 5언 율시입니다. 부벽루는 평양 모란대 밑 절벽, 대동강변에 위치한 누각이며, 누각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전반부 수련, 함련에서는 고구려의 옛 유적지와 주변의 풍경을 노래하고 있으며, 후반부인 경련, 미련에서는 유적지와 주변 풍경을 통해서 느끼는 작가의 감회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선경후정의 방식으로 자연의 의구함과 대비되는 인간의 유한함과 그것을 통해서 느끼는 인생무상감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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