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미인을 노래하다(이의부)
달을 새겨 노래 부채를 만들고
구름을 재단하여 춤옷을 지었네
곱구나, 날리는 백설과 같은 자태
낙양 땅으로 잘 돌아가시기를
■원문
賦美人(부미인), 李義府(이의부)
鏤月成歌扇(누월성가선)
裁雲作舞衣(재운작무의)
自憐廻雪影(자련회설영)
好取洛川歸(호취낙천귀)
■글자풀이
- 鏤: 새기다
- 扇: 부채
- 裁: 재단하다, 마름질하다
- 憐: 어여삐 여기다, 사랑하다
- 廻: 돌다
- 影: 그림자
- 洛川: 황하의 지류이자 낙양을 돌아흐르는 낙수(洛水)
■감상
이의부(614-666)는 영주 요양현(현재 허베이성 헝수이시의 일부) 사람으로, 당나라 고종 때 허경종과 함께 양대 간신으로 언급되던 인물입니다. 외모는 온화하고 공손하였지만, 편협한 성격과 음험하고 잔인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간사함으로 인해 당시 ‘웃음 속에 칼을 숨기고 있다’라는 의미의 ‘소중유도(笑中有刀)’라고 한 고사성어의 주인공이 되었고, ‘사람의 탈을 쓴 고양이’라는 뜻의 ‘이묘(李猫)’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문장의 문구를 얽어서 짓는 속문에 능하였고, 당대 문학성을 인정받아 내제(來濟)와 함께 ‘내리(來李)’로 칭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고향인 낙양으로 돌아가는 무희(舞姬)에게 준 작품입니다. 전반부에서는 달을 잘라 만든 듯한 둥그런 부채를 들고 구름으로 재단한 듯한 옷을 입고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는 무희의 춤동작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시인은 후반부에서 낙양 땅으로 잘 돌아가서 행복한 삶을 누리라고 축복의 말을 건넵니다. 무희의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며 쓴 작품이라서 이 작품이 연회에서도 많이 가창되었다고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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