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강령이 장안에서 양주로 돌아갈 때 중양절에 짓다(허경종)
마음은 남쪽으로 구름을 따라가고
몸은 북쪽에 기러기 따라 왔다네
고향의 울타리 아래 국화는
오늘 몇 송이의 꽃을 피웠는가
■원문
江令於長安, 歸揚州, 九日賦(강령어장안, 귀양주, 구일부), 許敬宗(허경종)
心逐南雲逝(심축남운서)
身隨北鴈來(신수북안래)
故鄕籬下菊(고향리하국)
今日幾花開(금일기화개)
■글자풀이
- 逐: 쫓다, 따르다
- 逝: 가다, 죽다
- 隨: 따르다
- 鴈: 기러기
- 籬: 울타리
- 幾: 몇
■감상
허경종(592-672)은 자가 연족(延族)이며, 향주 신성현 사람입니다. 회양군 사법서좌로 관직을 시작하여 태자빈객, 우상, 광록대부, 태자소사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신당서》 권223, <간신전>에 보면, 이의부와 함께 당나라 고종 시기의 양대 간신으로 언급되었으며, 여색을 탐하여 절도 없는 인물이라는 후대의 평가도 있습니다.
시 제목에 보이는 강령은 강총(519-594)으로, 후주(後主)의 총애를 받아서 상서령을 지냈기에 강령이라고 일컬어졌으며, 당시 권력을 농단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시에 뛰어났으며, ≪강령군집≫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고향과 형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시인의 마음은 남쪽으로 가는 구름을 따라가고, 몸은 북쪽에 기러기를 따라 내려왔다고 말합니다. 이때의 구름은 부모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매개체이고, 기러기는 형제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9월 9일의 중양절을 맞이했는데, 고향의 화단에는 국화꽃이 얼마나 피었는지 궁금해하며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시에는 부모형제나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직접적으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절제된 그리움들을 시어를 통해서 표현해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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