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느낀 바가 있어(장구령)
난초 잎은 봄에 무성하고
계수나무 꽃은 가을에 희고 깨끗하네
기쁜 이 생의 뜻이
절로 아름다운 시절이 되네
누가 알까 숲에 사는 자의 삶을
바람에 묻은 향내 자연과 하나가 되네
난초와 계수나무도 본심이 있는데
어찌해 미인이 꺾어주기만을 바라겠는가
■원문
感遇(감우), 張九齡(장구령)
蘭葉春葳蕤(난엽춘위유)
桂華秋皎潔(계화추교결)
欣欣此生意(흔흔차생의)
自爾爲佳節(자이위가절)
誰知林棲者(수지림서자)
聞風坐相悅(문풍좌상열)
草木有本心(초목유본심)
何求美人折(하구미인절)
■글자풀이
- 葳: 초목이 무성한 모양
- 蕤: 초목의 꽃이 드리워진 모양
- 皎: 희다, 밝다
- 潔: 깨끗하다
- 欣欣: 기뻐하는 모양
- 自: 저절로
- 棲: 살다, 깃들다
- 坐: ~로 인해
- 草木: 난초와 계수나무
- 美人: 임금
■감상
장구령(678-740)은 자는 자수(子壽)로, 당나라 현종 때의 대신이자 시인입니다. 중종 경룡연간(707-710)에 진사가 되어 교서랑, 종서사인, 기주자사 등을 거쳤고, 736년에는 이임보의 참소에 의해 형주대도독부장사로 좌천되기도 하였습니다. 일찍이 안녹산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현종이 그의 선견지명을 칭찬했다고도 합니다.
문학사에서도 진자앙(陳子昂)을 계승하여 시의 복고에 힘썼고, 저서로는 ≪당승상곡강장선생문집≫ 20권, ≪천추금경록≫ 5권이 있습니다. 시호는 문헌(文獻)이고, 소주 곡강(曲江, 지금의 광둥성) 사람이라서, 당시의 세인(世人)들은 장곡강(張曲江)으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장구령이 형주대도독부장사로 좌천되어 형주에 있을 때 지은 작품입니다. 먼저 시인은 전반부에서 난초 잎은 봄에, 계수나무 꽃은 가을에 핀다고 하면서 초목마다 성장과 개화 시기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초목의 기질이 모두가 다르듯이 인간 또한 득의하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합니다. 후반부에서는 초목도 그러하듯이 자신도 현재의 불우한 처지를 이겨내고 언젠가 득의할 것이라는 다짐을 합니다. 마지막 구절에 ‘임금의 총애를 입어 발탁되다[美人折]’라는 구절이 시인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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