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시골집을 방문하다(이용휴)
소나무 숲을 지나오니 세 갈래 길이 나와
언덕에 말 세우고 이씨 집을 물었네
농사꾼은 호미 들어 동북쪽을 가리키는데
까치둥지가 있는 마을에 석류꽃이 드러나네
■원문
訪山家(방산가), 李用休(이용휴)
松林穿盡路三丫(송림천진로삼아)
立馬坡邊訪李家(입마파변방이가)
田父擧鋤東北指(전부거서동북지)
鵲巢村裏露榴花(작소촌리로류화)
■글자풀이
- 穿: 뚫다
- 盡: 다하다
- 丫: 가장귀, 가닥
- 坡: 고개
- 邊: 가장자리
- 鋤: 호미
- 指: 가리키다
- 鵲: 까치
- 巢: 둥지, 집
- 露: 드러나다
- 榴: 석류나무
■감상
이용휴(1708-1782)의 자는 경명(景命), 호는 혜환(惠寰)·혜환재(惠寰齋)이며, 여주가 본관입니다. 어릴 때 작은아버지인 이익(李瀷)의 문하에서 글을 배웠고,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나 관직에 뜻을 두지 않고 세속에 벗어난 삶을 살았습니다. 오로지 옛 성현들의 책을 모범으로 삼아 문장을 익히고 노력하는 데에만 일생을 쏟은 것입니다.
실학의 학맥을 기반으로 천문, 지리, 병농 등 오로지 하층 백성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고, 그러한 사상은 작품들에 오롯이 들어가 있습니다. 거지와의 문답을 바탕으로 거지의 순진한 마음씨를 노래한 <해서개자(海西丐者)>라는 작품이 혜환의 사상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저서로는 《탄만집》, 《혜환시초》, 《혜환잡저》가 있습니다.
이 시는 벗이 사는 시골집을 방문하여 쓴 작품입니다. 말을 타고 소나무 숲이 우거진 숲을 지나니 세 갈래의 길이 나오고, 화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언덕 가에 말을 세우고 농부에게 친구의 집을 물어봅니다. 농부는 호미를 들어서 동북쪽 방향을 가리키는데, 알려 준 그곳을 따라가니 까치가 둥지를 튼 마을에 석류꽃이 활짝 핀 곳이 친구의 집이었던 것입니다. 시각적 효과로 친구를 만나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을 잘 드러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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