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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정이오, <죽장사(竹長寺)>

by !)$@@!$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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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죽장사에 올라(정이오)

 

관청 일을 마치고 틈을 내어 서쪽 성곽으로 나서니

스님 드물고 절은 오래되어 길은 울퉁불퉁

별 제사 지내는 제단 가에는 봄바람 아직 이른데

붉은 살구나무 반쯤 피었고 산새가 우는구나

 

■원문

竹長寺(죽장사), 鄭以吾(정이오)

 

衙罷乘閑出郭西(아파승한출곽서)

僧殘寺古路高低(승잔사고로고저)

祭星壇畔春風早(제성단반춘풍조)

紅杏半開山鳥鳴(홍행반개산조명)

 

■글자풀이

  • 衙: 관아
  • 罷: 끝나다, 파하다
  • 郭: 성곽
  • 殘: 드물다
  • 祭星壇: 매년 봄에 별에게 제사를 지내는 단
  • 畔: 두둑, 물가
  • 杏: 살구나무

■감상

   정이오(1347-1434)의 자는 수가(粹可), 호는 교은(郊隱우곡(愚谷)이며, 본관은 진주(晋州)입니다. 1374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예문관검열, 삼사도사, 전교부령 등을 역임했습니다. 젊어서 이색, 정몽주 등과 교유하였으며, 노년에는 성석린, 이행 등과도 어울렸습니다. 신유학을 바탕으로 조선왕조의 문물 정비에 힘썼으며, 시적 재능이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저서로는 교은집(郊隱集), 火藥庫記(화약고기)가 있으며, 시호는 문정(文定)입니다.

 

   이 시는 작가가 선산부사로 있을 때 인근에 있는 죽장사에 올라서 쓴 칠언절구의 작품입니다. 관청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시간을 내어서 서쪽 성곽에 있는 죽장사에 오르는데, 길은 울퉁불퉁하고 스님들도 보이지 않는데 앞에는 고즈넉한 고사(古寺)가 보였습니다. 별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성단 가에는 붉은 살구나무가 반쯤 피어 있고 적막한 산중에 산새가 울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서거정이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 아려하고 청일하여 비록 당시 속에 두어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雅麗淸逸, 雖置之唐詩, 無媿.)”라 하였고, 허균도 국조시산(國朝詩刪)에서 중당의 높은 품격이다(中唐高品)”라며 극찬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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