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각각의 나이에 따라 달리 부르는 별칭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는 옛 경전(經典)에서 유래된 것들이 대부분이거나 한자의 속자(俗字)를 활용하여 이름을 만든 것입니다. 별칭이 만들어진 이유는 전통적으로 사람의 나이, 특히 어른의 나이를 지칭할 때 공경심(恭敬心)의 의미로 별칭을 쓰거나 또는 고상한 문학적 표현의 이유에서 온 것이라 추측하기도 합니다. 나이에 따른 대표적인 한자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1세 : 농장지경(弄璋之慶), 농와지경(弄瓦之慶)
예전에 아들을 낳으면 구슬[璋]을 가지고 논다[弄]는 뜻으로 '농장지경'이라 하였고, 딸을 낳으면 실을 감는 실패[瓦]를 가지고 논다[弄]는 뜻으로 '농와지경'이라 하였습니다. 이 단어들은 둘 다 자식을 낳은 기쁨과 즐거움을 표현한 말입니다. 그리고 '경사 경(慶)' 글자 대신에 '기쁠 희(喜)'를 써서 '농장지희', '농와지희'라고 하기도 합니다.
2~3세 : 제해(提孩)
'제'는 '손으로 안다'는 뜻이고, '해'는 '어린아이'를 의미합니다. 이 시기는 아이가 아장아장 걸으면서 가장 예쁠 나이이므로 항상 품고 안아주고 싶을 나이입니다. 그래서 항상 아이를 안아주고 싶을 시기를 말하며, 해아(孩兒)라고도 합니다.
1~10세 : 유학(幼學)
≪예기≫에 '사람은 태어나면 10년 간을 유(幼)라 하고, 그 동안에 배운다'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옛날에는 벼슬하지 않은 선비를 가리켜 유학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또한 ≪소학≫에는 '열 살이 되면 밖에서 스승을 구하여 배우게 하고 바깥채에서 거처하게 한다'라고도 되어 있습니다.
15세 : 지우학(志于學)
≪논어≫에 보면 공자가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이라 하고,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라고 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우(于)'를 생략해서 '지학(志學)'이라고도 사용합니다.
16세 : 파과(破瓜)
흔히 이팔청춘의 나이를 가리키는 말로, '오이 과(瓜)' 글자를 반으로 조개면 '여덟 팔(八)' 자 두 개가 나와서 합하면 열여섯이 되어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20세 : 약관(弱冠), 방년(芳年)
≪예기≫에 보면 "20세는 부드럽고 약하며[弱], 관례[冠]를 하기 때문"에 스무 살을 약관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원래 장식을 많이 붙인 의례용 활을 가리키던 글자로, 그러한 활은 부드럽고 약하기 때문에 '약하다'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추가로 '관례'는 지금의 성인식과 같은 의식으로, 관을 쓰고 예식을 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때부터는 보통 이름 대신에 자(字)를 받아 사용하고, 여자는 관을 쓰지 않고 비녀를 꽂기 때문에 '비녀 계(筓)'를 써서 '계례(筓禮)'라고 합니다. 반면 여자의 나이는 20세 전후를 '꽃같이 예쁜[芳] 시절[年]'이라고 해서 방년이라고 합니다.
30세 : 이립(而立), 장실(壯室)
≪논어≫에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 하여 '나이 서른 살이 되면 자신이 품었던 뜻과 학문의 포부를 자립하여 굳게 세워야 한다'라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삶의 목표가 세워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예기≫에 '30을 장(壯)이라 하고 실(室)을 얻는다'라는 말에서 30을 '장실(壯室)'이라고도 합니다.
40세 : 불혹(不惑), 강사(强仕)
≪논어≫에 보면, "사십불혹(四十不惑)"이라 하여 '외물(外物)에 흔들리거나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고 해서 불혹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강사(强仕)'라고도 하는데 , ≪예기≫에 '40을 강(强)이라 하고 벼슬(仕)을 얻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때의 '强'은 20세의 '弱'과 상대적으로 쓰인 글자입니다.
48세 : 상년(桑年)
'뽕나무 상(桑)' 자를 속자로 쓰면 '열 십(十)'자 네 개와 '여덜 팔(八)'자 한 개가 나와서 이들을 모두 더하면 48이 되기 때문에 상년이라 하였습니다.
50세 : 지천명(知天命)
≪논어≫에 '나이 오십 세가 되면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하늘의 명[天命]을 아는[知] 나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고, 이를 줄여서 '지명(知命)'이라고도 합니다.
60세 : 이순(耳順)
≪논어≫에 '나이 육십이 되면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성숙하여 천지만물에 통달하고, 남의 말을 잘 받아들일 정도로 귀[耳]가 순해진다[順]'라는 뜻이거나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사리(事理)에 잘 통하고, 순리(順理)대로 따른다'에서 왔습니다.
61세 : 환갑(還甲), 회갑(回甲)
태어난 해의 '간지[甲]가 다시 돌아왔다[還]'는 의미로, 간지(干支)에서 갑(甲)이 제일 처음에 나오기 때문에 간지의 대표격으로 갑을 사용하였습니다.
62세 : 진갑(進甲)
회갑(回甲)에서 한해 더 나아갔다[進]는 의미로, 만 61세를 말합니다. '진갑'을 북한에서는 70세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70세 : 고희(古稀), 종심(從心)
두보(杜甫)의 <곡강(曲江)> 시에 보면,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하여 '사람의 생이 70까지 사는 것은 예부터 드물었다'에서 유래하여 '고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논어≫에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 하여 '70이 되면 마음에서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을 넘지 않았다'라는 데에서 '종심'이라고도 합니다. 요즘은 종심보다 고희를 더욱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71세 : 망팔(望八)
팔십[八]을 바라보는[望] 나이라는 뜻입니다.
77세 : 희수(喜壽)
'기쁠 희(喜)' 자를 초서체로 쓰면 '七十七'과 모양이 비슷하다 하여 뒤에 '목숨 수(壽)'를 붙여서 희수라고 합니다.
80세 : 팔질(八耊)
'질(耊)'은 '늙음[老]에 이르렀다[至]'는 뜻으로, 80세 노인을 말합니다. 일명 '산수(傘壽)'라고도 하는 데, 산의 속자가 '여덟 팔(八)'자 밑에 '열 십(十)'자의 형태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81세 : 망구(望九)
구십[九]을 바라보는[望] 나이라는 뜻입니다.
88세 : 미수(米壽)
'쌀 미(米)'자를 분해해 보면 여덟 팔자 두 개와 열십 자 한 개가 나와서 이를 합하면 팔실 팔세가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90세 : 졸수(卒壽), 구질(九秩)
'마칠 졸(卒)'자의 속자가 '아홉 구(九)'자 밑에 '열 십(十)'자의 형상이므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는 '구질(九秩)'이라고도 하는데, '秩'에 '벼 화(禾)'가 붙어 있듯이 녹봉을 가리킵니다. 예전에는 90세가 되면 나라에서 기념으로 쌀 등의 곡식을 주었기 때문에 마치 녹봉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여 '구질'이라고도 썼습니다.
91세 : 망백(望百)
백세[百]를 바라보는[望] 나이라는 뜻입니다.
99세 : 백수(白壽)
'일백 백(百)'에서 '한 일(一)'을 빼면 99가 되끼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100세 : 상수(上壽)
≪장자≫에 '인상수백세(人上壽百歲)'라 나오는데, '사람의 최고 수명은 백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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