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 어원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명절은 설일 것입니다. '설'이라는 말의 어원은 첫 번째로는 고려시대의 승려인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에 보면 정월 초를 '달도(怛忉)'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고도 합니다. '슬퍼할 달'에 '근심할 도'를 써서 '근심이 있고 슬프다'라는 뜻이고, 육당 최남선은 여기의 '서럽다, 섭섭하다'라는 뜻에서 설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다, 세우다'라는 말에서 왔다고 보기도 합니다. 이것을 한자로는 '설 립(立)'이나 '세울 건(建)'으로 쓰는데, 설날 무렵에 이러한 한자를 잘 쓰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재미있는 어원설로는 설이 지나면 우리는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기 때문에 나이를 "몇 살?"이라고 하는 데, 이때 '살'이 '설'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원단과 근하신년
설을 한자로는 '원단(元旦)'이라고 합니다. '원'은 '으뜸'이라는 뜻으로 옆으로 서 있는 사람의 모양을 나타냈고, '단'은 새벽에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의 모습을 묘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으뜸으로 떠오르는 해라는 의미로 설날 아침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은 옛날 중국의 성인인 주공(周公)의 이름이기도 하며, 조선 왕조 태조 이성계의 첫 이름도 '단'이라서 함부로 쓰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자를 피해서 같은 의미의 한자인 '아침 조(朝)'를 대신 써서 '원조(元朝)'라고 쓰기도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양력 설을 신정(新正), 음력 설을 구정(舊正)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신정은 그대로 쓰고 있지만, 구정은 설날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며, 중국에서는 원단(元旦)은 양력 설, 춘절(春節)은 음력 설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단은 다른 말로 원일(元日), 세수(歲首), 신일(愼日)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가장 큰 명절은 음력 설로 동일합니다.
새해가 되면 연하장(年賀狀)을 주고받으며, 여기에 '신년 원단 근하신년(新年 元旦 謹賀新年)'아리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새해 설날 아침에 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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