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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백광훈, <홍경사>

by !)$@@!$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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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홍경사에서(백광훈)

 

가을 풀 시든 전조의 절

부서진 비석에는 학사의 글만 남았네

천 년 세월에 물은 흐르는데

지는 해 아래서 돌아가는 구름 보네

 

■원문

弘慶寺(홍경사), 白光勳(백광훈)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

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

 

■글자풀이

  • 弘慶寺: 고려 현종 12년(1021년) 왕명에 의하여 천안시 성환읍에 건립된 사찰
  • 前朝: 이전 왕조
  • 殘: 남다
  • 碑: 비석
  • 學士文: 한림학사 최충의 비문
  • 落日: 지는 해

 

흐르는 물

 

■감상

   백광훈(1537-1582)은 조선 중기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 사람으로, 본관은 해미(海美), 자는 창경(彰卿), 호는 옥봉(玉峰)입니다. 백광훈은 박순의 문인으로, 송시(宋詩)를 버리고 당시(唐詩)를 따르며 시풍을 혁신하고자 하였고, 그의 집안은 형인 백광안, 백광홍, 종제인 백광성 등 한 집안에 4형제가 모두 문장에 뛰어났습니다. 그의 시는 천기(天機)로 이루어진 것이라 평하였고, 이산해, 최립 등과 더불어 팔문장(八文章)의 칭호를 들었으며, 저서로는 ≪옥봉집≫이 있습니다.

 

   이 시는 홍경사를 지나면서 회고적 감회를 읊은 오언절구의 시입니다. 1구에서는 가을 풀이 우거진 고려시대 홍경사의 모습, 2구에서는 그 곳을 홀로 외롭고 쓸쓸하게 지키고 있는 최충의 비문, 3구에서는 천 년의 세월 동안 말없이 흘러가는 물, 4구에서는 해질 무렵에 돌아가는 구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전 왕조를 떠올리며 인생의 무상함을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어서 후대 허균이나 홍만종에게도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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