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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이황, <반타석>

by !)$@@!$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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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반타석(이황)

 

누런 탁류 넘실대면 문득 모습을 감추더니

잔잔한 물결 고요해지면 비로소 분명해지네

어여쁘네, 이처럼 치닫고 부딪히는 속에서도

천고의 반타석은 구르거나 기울지 않네

 

■원문

盤陀石(반타석), 李滉(이황)

 

黃濁滔滔便隱形(황탁도도변은형)

安流帖帖始分明(안류첩첩시분명)

可憐如許奔衝裏(가련여허분충리)

千古盤陀不轉傾(천고반타부전경)

 

■글자풀이

  • 黃: 누렇다
  • 濁: 흐리다
  • 滔滔: 넘실거리는 모양
  • 便: 문득
  • 帖帖: 편안하고 고요한 모양
  • 分明: 명백하다
  • 奔: 달리다
  • 衝: 부딪히다
  • 裏: 속
  • 盤陀: 반타석, 도산 서당 앞을 흐르는 탁영당 안에 있는 돌

 

시냇가 바위

 

■감상

   이황(1501-1570)은 조선의 문신이자 학자로, 본관은 진보(眞寶),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퇴도(退陶)입니다. 12세에 ≪논어≫, 14세에는 도잠(陶潛)의 시를 사랑하고 흠모하였습니다. 1534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고 성균관대사성, 대제학, 지경연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조선의 주자성리학을 심화, 발전시켰고, 1560년에 도산서당을 짓고 독서와 수양에 전념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렀습니다.

 

   이 작품은 ≪퇴계선생문집≫에 실린 칠언절구의 시로, 반타석의 속성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반타석'은 <도산기(陶山記)>에 보면, "반타석은 탁영담 가운데 있는데, 그 모양이 편편하지는 않으나 배를 묶어 두고 술잔을 돌릴 만하다. 늘 큰비를 만나 물이 불면 소용돌이와 함께 물밑으로 들어갔다가 물이 빠지고 물결이 맑아진 뒤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렇고 탁한 물이 흐를 때면 몸을 숨겼다가 물이 가라앉아서 잔잔하게 흐를 때면 다시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는 반타석의 모습처럼 시인 자신도 정치가 혼탁할 때는 반타석처럼 몸을 숨겨서 움츠리고, 물결의 흐름에 떠밀리거나 부딪혀도 오롯이 그 자리를 잘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세상이 비록 혼탁하더라도 자신은 반타석처럼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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