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 말이 (씨가/씨앗이) 된다.
- 민들레 (씨가/씨앗이) 바람에 날린다.
■설명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씨'와 '씨앗'만 놓고 보면, 뿌리고 심는다는 점에서 서로가 거의 비슷한 어휘처럼 느낍니다. '씨'는 '씨앗'의 준말인 것 외에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씨'가 쓰일 수 있는 곳에 '씨앗'은 사용하지 못하는 의외로 많습니다.
'씨'는 고추, 호박, 수박, 사과, 참외 등에 어울려서 사용할 수 있으나, '고추 씨앗', '참외 씨앗' 등의 말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습니다. '씨'는 식물의 이름 뒤에 붙어서 복합어의 형태로 사용될 수 있으나 '씨앗'은 그렇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씨앗'의 어원은 '씨[種]'와 '갓[物]'이 만나서 생겨난 말로, '씨갓→씨앗'의 형태로 변한 것입니다. 이때 '갓'은 '이것', '저것'의 '것'과 같은 의미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사물에 쓰이는 의존명사이며, 영어의 'thing'과 비슷합니다. 어떤 사물을 '것'으로 부른다는 것은 그 사물이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씨'는 열매의 일부이고, '씨앗'은 그 자체가 곧 열매입니다. 아주 작은 열매라고 할 수 있죠. 그러므로 씨앗은 씨와 달리 그 자체가 독립적, 개별적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씨 가운데 특별히 개별성을 부여받은 존재가 씨앗이므로, 씨앗은 곧 물건이 됩니다. 생물의 경우에는 '씨'가 식물과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 모두 쓰이지만, '씨앗'은 동물에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씨'는 부정적인 일, '씨앗'은 긍정적인 일에도 사용합니다. '악의 씨', '분쟁의 씨'가 전자에 해당하고, '희망의 씨앗', '행복의 씨앗'이 후자에 해당합니다. '불행의 씨앗'이나 '비극의 씨앗'이라는 말들은 예외 사항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씨'는 식물과 동물 모두에 쓰이며, 식물에서는 열매의 일부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추상적, 비유적으로도 자주 쓰이는 것이 씨입니다. 반면 '씨앗'은 곡식이나 채소에 쓰이면서 농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에는 잘 사용하지 않고, 구체적·개별적인 대상을 가리키기 때문에 비유적으로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답>씨가, 씨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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